확진자 1만명 돌파...'정확도' 논란 자가진단키트
  • 정부, 무증상자 대상 자가진단검사 도입
  • 자가진단키트, 직접 시행해 약 15분 내 검사 결과 확인
  • 전문가, 자가진단키트 부정확성에 확진자 급증 우려
  • 제조사는 90% 이상 민감도 주장, 현장에선 50% 이하
  • 감염 초기 환자, 사실상 정확한 진단 어려워
  • PCR 최대한 확대 방안 강구해야
  • 등록 2022-01-27 오후 3:50:52
  • 수정 2022-02-03 오전 9:42:12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오미크론 영향으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증하자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와 자가진단검사를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진단업계는 가짜 음성 등 정확도 문제로 오히려 확진자 대확산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휴마시스(205470), 래피젠 등 3개사 제품이다. 해당 제품들은 평균 90% 이상의 민감도(양성 검출)와 100%에 달하는 특이도(음성 검출)를 자랑한다. 자가진단키트는 스스로 검사가 가능한 제품으로 15~30분내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함에 따라 기존 PCR 검사는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그 외에는 신속항원검사(전문가용)와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먼저 하게 된다. 지난 26일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에서 실시됐고,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일부 약국에서는 품절사태까지 일어나는 등 자가진단키트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PCR 검사 등 기존 코로나19 대응체계로 확진자 폭증을 감당할 수 없어 자가진단검사를 꺼내 들었지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자가진단검사의 낮은 정확도 때문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항원검사 시행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성능이 우수하지 못한 자가항원검사가 아닌, 성능이 우수한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민감도 50%도 못 미쳐...감염 초기 환자 진단 어려워

자가진단키트 제조사들은 90% 이상 민감도와 100% 특이도를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민감도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과 진단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무증상자 선별검사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성능은 음성 예측도가 아니라 최대한 감염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는 높은 민감도”라며 “신속항원검사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다.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적어도 1000~10000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진단업계 관계자도 “자가진단키트 민감도는 실제로는 50%도 안된다. 특히 감염 초기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양이 적어 자가진단키트로는 확진자를 걸러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미크론 관련 미국 연구 결과에서도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감염 후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실제 양성이지만 음성)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음성 환자를 격리할 수 없어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했다.

자가진단키트, 민감도 수치 왜 차이 날까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증인 경우 자가진단검사시 민감도는 20%대로 떨어진다”며 “양성으로 나왔을 때는 다시 PCR 검사를 하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다. 문제는 음성으로 판정됐을 경우다. 무증상이나 경증인 사람들은 본인도 모르게 코로나19를 전파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내과 전문가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진단업계 내부에서는 공통적으로 자기진단키트 민감도를 20~50%라고 보고 있다. 이는 제조사가 발표한 90% 이상의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진단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 발표 민감도 수치와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샘플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며 “자가진단키트는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하지만 초기 감염 환자의 경우 정확도가 50% 이하로 확 떨어진다. 제조사가 민감도 측정 당시 어떤 샘플을 기준으로 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도 수치를 높이기 위해 제조사들이 코로나 증상이 심한 샘플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민감도가 우수하다는 주장은 바이러스가 높은 시기의 검체 위주로 검사법을 평가했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 유병률이 높은 시기나 지역에서 검사법을 평가한 결과만을 참고했기 때문”이라며 “바이러스 양이 적은 시기에는 아무리 반복해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없다. 매일 항원 검사를 시행해도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 사례가 여럿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용량 자동화 PCR 장비 신속 도입, 비필수 검사 인력과 자원을 코로나19 PCR용으로 전환하는 등 정확도 높은 PCR 검사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두 기자 songz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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