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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젠 “비만약 PG-102, 유럽당뇨병학회서 잠재력 관심”
  • 등록 2025-09-18 오후 1:47:49
  • 수정 2025-09-18 오후 1:47:49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프로젠은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GLP-2 이중작용제 PG-102의 전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EASD는 지난 15일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 차세대 GLP-1 계열 신약 후보를 두고 글로벌 빅파마들이 각축을 벌였다.

PG-102는 프로젠의 NTIG® 융합단백질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약물로, 혈당 조절·체중 감소(GLP-1R) + 내장지방 감소·근육 보존(GLP-2R) + 장기 지속성(NTIG) 을 동시에 구현하는 독창적 기전을 갖는다. 이번 발표는 △말기 당뇨 전임상 △비만 전임상 및 임상 1c △근육강화제 병용 연구로 구성됐다.

회사는 이번 학회에서 조절되지 않는 만성 고혈당으로 체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말기 당뇨 마우스 모델에서 PG-102가 체중을 유지하면서 혈당을 정상 범위로 회복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GLP-1 약물이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동시에 유발했던 것과 달리, PG-102는 이를 분리해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대비 월등한 혈당 강하 효과와 췌장 베타세포 보호, 간 부담 완화 효과까지 확인됐다. 특히 체중 감소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고령·저체중 T2D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강조됐다.

이어 비만 환자와 동물 모델에서의 효능도 다뤘다. 고지방식이 유도 비만 마우스에서 PG-102는 용량 의존적으로 체중을 줄이면서 근육을 보존했고, 내장지방을 선택적으로 감소시켰다. 염증 지표(LPS, ALT) 개선도 동반돼 단순 감량을 넘어선 전신 대사회복 효과를 보여줬다. 임상 1c 비만 환자 연구에서는 5주 만에 4.84%의 체중 감소를 달성해 질랜드파마의 ‘다피글루타이드’(dapiglutide) 6주 데이터(-4.3%)를 넘어섰다. PG-102는 기존 Fc 조합제나 펩타이드 기반 이중작용제와 달리 열발생 유전자를 극대화하고 수용체 내부화를 지연시켜,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신호전달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어진 두 번째 발표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GLP-1 제제+근육강화제 병용 전략이 소개됐다. 주 1회 PG-102+비마그루맙(bimagrumab) 병용군은 체중·지방 감소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동등하면서도 근육 보존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비마그루맙 병용군이 순 근육 손실(net loss)을 기록한 반면, PG-102+비마그루맙 병용군은 순 근육 증가(net gain)를 달성했다. 이는 PG-102가 단순한 비만 치료를 넘어, 체성분 개선과 근육 증강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평가됐다.

현장을 지켜본 김신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교수는 “EASD 메인 오럴 세션에서, 대형 제약사가 아닌 한국 바이오텍이 동일 약물로 두 건의 발표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현재 시판된 GLP-1 제제를 넘어 차세대 계열로 주목받는 세션에서 국산 신약 PG-102가 집중 조명을 받았다는 사실은 학문적 의미뿐 아니라 한국 바이오 산업 전체에도 큰 자부심을 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프로젠은 비만·T2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탑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프로젠 관계자는 “호주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경구제형과 고용량 주사제형을 통해 비만 환자에서의 최대 치료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급증하는 GLP-1 처방 환자들의 장기간 유지요법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임상 2b 시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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