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가 73억 달러(약 10조원)에 비만치료제 개발사 멧세라(Metsera)를 인수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는 다수의 외신 보도가 나온 22일, 국내 관련기업인 디앤디파마텍(347850)의 주가는 장중 전일 대비 29.90%(4만9600원) 상승한 21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멧세라가 화이자에 인수된다면 연구개발 속도에 탄력을 입어 신약 허가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여기에 원개발자인 디앤디파마텍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 및 사업개발 보폭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경구용 비만약(사진=챗지피티 생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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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멧세라를 주당 47.50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22일(현지시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는 변동 가능하다. 멧세라가 특정 마일스톤을 달성할 경우 주당 70달러에 인수하는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멧세라의 마지막 종가는 33 달러로, 이번 인수 계약에는 44~112%의 프리미엄을 적용하는 모습이다.
멧세라는 시장에서 각광받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월 1회 피하주사 형태 비만약 ‘MET-097i’의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며 이 외에 ‘장기지속형 아밀린 아날로그’ 계열 월1회 경구형 비만약 ‘MET-233i’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물질 모두 디앤디파마텍으로부터 기술이전했다.
장기지속형 아밀린은 GLP-1 약물 대비 구토와 어지럼증 등 부작용 발생 비율이 적은 것으로 보고된다.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질랜드파마 등도 아밀린 치료제를 탐색하고 있다.
멧세라의 MET-233i는 소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기 임상에서 36일 기간에 8.4%의 체중감량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체내 반감기가 긴 것이 특징으로, 기존 상업화된 비만약들이 주1회 투약인 것과 대비해 월1회 투약이 가능해 환자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게 장점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올 4월 자체개발하던 경구형 비만약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중단한 이후 인수가능 대상 물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은 피험자에 간 부작용을 일으켜 개발이 중단됐다. 올해 화이자가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50억 달러(약 20조원)다.
한편, 멧세라는 유망 물질의 빠른 개발을 위해 기획 설립한 ‘뉴코’(NewCo)의 성공적인 예시로 알려진 기업이다. 지난 2022년 아치벤처(ARCH Venture)와 파퓰레이션 헬스 파트너스(Population Health Partners) 투자사가 공동설립했고 단기간내 나스닥 상장까지 이뤘다.
디앤디파마텍은 작년 3월 멧세라에 비만, 비알콜성지방간염(NAFLD),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당뇨병 치료용 후보물질에 대한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멧세라는 올 반기 기준 디앤디파마텍의 연결매출 20억원을 일으킨 주요 거래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