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신약 개발 전문기업 디앤디파마텍(347850)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약 343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 (Perpetual Convertible Bond) 발행을 결정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영구전환사채 약 343억원은 디앤디파마텍의 시가총액(약 9178억원, 6월 10일 종가 기준)의 약 3.7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가 이번에 발행하는 영구전환사채는 만기 및 전환사채권자의 상환권이 존재하지 않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므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 증대 및 장기적인 자금 흐름에 있어 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매출 및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업체에게는 상환의무가 없어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발행되는 영구전환사채는 표면이자 0%, 발행일로부터 5년 간 만기수익율도 0%로 확정돼 회사는 5년간 이자부담을 지지 않으며, 보통주로의 전환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으로 계산된 주당 8만4067원으로 결정되었다. 회사는 이번에 발행하는 영구전환사채 이외에 별도의 희석화 증권(전환우선주, 전환사채 등)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자인 타이번 캐피탈이 앵커투자자로 거래를 주도하고 회사의 지노믹스 관련 AI 자회사인 Valted Seq의 투자자들이 현물납입 방식으로 공동 참여한다. 투자자에게는 만기 및 상환권 없이 디앤디파마텍 보통주로의 전환권만 부여되는 형태다. 앵커투자자인 타이번 캐피탈은 1500만 달러 (약 197억원)의 현금 투자를 진행한다.
이번 투자에 신규 참여한 타이번 캐피탈은 홍콩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투자기관으로 2021년 기준 헤지펀드 포함 약 86억 달러의 운용자산(AUM)이 보고된 바 있다. 현재 헤지펀드 사업은 정리하고 비상장 등 Private Equity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간 Bicycle Therapeutics, Taysha Gene Therapies 등 다수의 나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AI 진단 관련 대표기업인 루닛(328130)(시총 규모 약 1조4000억원)에 비상장 투자 및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 기관투자자이다.
한편 국내 상장 바이오텍의 자금조달에 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번 타이번 캐피탈의 투자 결정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진행 중인 MASH 치료제 DD01 미국 임상 2상의 성공 가능성과 기술이전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타이번 캐피탈 측에서는 회사가 제공한 DD01의 임상 정보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수행했으며, 긍정적인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중 예상되는 1차 평가지표 결과 공개 이전에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긍정적인 1차 평가지표 확인 시, MASH 허가 요건과 관련된 48주 조직생검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 및 대규모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영구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기존 자회사 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를 모회사로 일원화하고 지노믹스 관련 AI 전문 개발사인 Valted Seq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급변하는 AI 기반 바이오인포매틱스 시장 환경에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이번 제3자배정 방식의 영구전환사채 발행은 타이번 캐피탈을 비롯한 모든 투자자들께서 특히 디앤디파마텍이 진행 중인 MASH 치료제 DD01의 임상 2상 성공 가능성과 이에 기반한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결과”라며 “조만간 확인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와 함께 가시적인 사업적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