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최근 투자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재무구조 전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투자 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과거 기술력과 기대감 만으로도 자금을 끌어모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벤처캐피털(VC) 투자는 임상 진척이나 플랫폼 검증이 일정 수준 이뤄진 기업에 집중되는 흐름으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바이오 투자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된 신호로 읽는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투자 환경 악화는 다수 바이오벤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환사채(CB) 풋옵션 행사 증가, 자금 조달 경로 축소 등으로 재무 리스크가 현실화됐고, 신테카바이오 역시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025에는 기존 발행 CB의 연이은 풋옵션이 행사되며 유동성 압박에 직면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주목할 지점은 대표이사의 주식담보 대출이다. 외부 자금 조달 이전 단계에서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전반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개인 자산을 활용하는 건 흔한 선택은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며 “이후 실제 구조 전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 미봉책과는 다르게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이후 상상인저축은행과 협상을 통해 연초에 차입한 자금을 4회차 CB로 전환하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당시에 대표이사 지분 100%가 차입금의 담보로 제공된 상황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고 본격적인 재무 구조 개편에 나섰다. 단순 자금 수혈이 아닌, 부채를 자본 성격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주주 신뢰로 자본 확충 신테카바이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약 99%에 달하는 구주주 청약률을 기록하며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제기되던 자본잠식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 높은 청약률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방어 심리도 작용했겠지만, 최근 바이오 업계 유상증자 사례와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실제로 최근 몇 개월간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미달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일부 기업은 청약률 50~60%대에 그치며 실권주 처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신테카바이오의 99% 청약률은 구주주들이 회사의 향후 전망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정종선 대표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가며 금번 유상증자에 60%이상 청약했으며, 추가로 20% 초과청약까지 실행했다. 현재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 돼 있고, 내년도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2026년 신테카바이오 주목 포인트는 당장 2025년 매출 30억 원 달성 여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미달 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결산과 외부 감사 결과를 통해 최종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30억 원 이상 매출 달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 중장기적으로는 AI 신약개발 플랫폼의 실질적 성과가 관건이다. 신테카바이오는 그동안 한미사이언스, 미국 TPD(표적 단백질 분해) 전문 나스닥 상장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 등과의 용역 및 공동연구를 통해 플랫폼 레퍼런스를 축적해 왔다.
다만 시장 평가는 아직 경쟁사 대비 보수적이지만 주가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 상호작용(PPI) 기반 항체 설계 플랫폼을 보유한 프로티나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보로노이 3.8조원, 루닛 1.3조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온코크로스와 파로스아이바이오 등도 최소 1000억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신테카바이오는 약 600억 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밸류에이션 격차가 재무구조의 불안정성 및 각 기업의 파이프라인 진척도, 기술이전 계약의 구체성, 그리고 실적 가시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신테카바이오의 경우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고 올해부터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시가총액은 시장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 평가 기준이 결국 기술의 실적 전환 속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협업 성과와 매출 실적 개선 여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이오 혹한기를 지나며 살아남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시작될 조짐이다. 신테카바이오는 부채 구조를 자본으로 전환하며 단기 유동성 위기는 넘겼다. 이제 시장이 주목하는 건 2026년 이후의 행보다.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협업 성과, 파이프라인 진척, 그리고 실질적인 매출 실적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위기 대응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업의 가치는 무엇을 만들어내느냐로 판단된다”며 “신테카바이오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는 2026년도에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AI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미 연준의 금리인하 등 호재가 예정된 상황에서, 재무 구조 재편이라는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 신테카바이오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