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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코로나19를 통해 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한 효능이 확인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사들이 mRNA 백신 개발에 가세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사 간 컨소시엄 구성은 물론 적극적인 인수합병(M&A)까지 이뤄지는 양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내년 중 백신 출시를 목표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는 코로나19 mRNA 백신을 공동 개발하던 미국 트랜스레이트 바이오를 32억달러(약 3조6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글로벌 백신 선두주자이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등에 밀린 만큼 단번에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이다. 양사가 개발 중인 mRNA 백신은 올해 3분기쯤 임상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이 mRNA 개발사에 합류하면서 총 5개 진영이 꾸려졌다. 셀트리온은 미국의 mRNA 플랫폼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맺고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에 착수했다. 계약에 따라 트라이링크는 셀트리온에 임상 1·2상 후보물질과 mRNA 공정 기술을 제공한다. 셀트리온은 변이에 대응하는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우선 목표다. 이후에는 항암 등 타 질환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한 K-mRNA 컨소시엄도 주목받는다.
한미약품(128940),
에스티팜(237690), GC
녹십자(006280)가 주축이다. 에스티팜이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한미약품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향후 완제 생산을 맡는다. 2022년까지 1억 도즈를, 2023년까지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10억 도즈 이상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mRNA 백신 후보물질은 현재 전임상 중으로 연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라면서 “임상 2상까지 마친 후 조건부 허가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이진(185490) 역시 컨소시엄을 꾸렸다. 후보물질 발굴은 아이진이, 원료와 전달체 생산 및 백신 완제품 생산은 한국비엠아이가 맡는다. 팜캐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연구한다. 아이진은 백신 후보물질 EG-COVID에 대한 국내 임상 1·2a상 시험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큐라티스다. 큐라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QTP104’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기존 백신 대비 적은 양으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현존 mRNA 백신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2023년에는 상용화가 목표다.
조금 늦더라도 변이와 또다른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mRNA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 그룹은 올릭스의 자회사 엠큐렉스와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약물전달체 플랫폼 SENS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mRNA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LNP)에 걸린 특허들을 회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임상에 착수해 2023년에는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들의 과제는 LNP와 셀스크립트 등 mRNA 백신에 광범위하게 설정된 특허를 피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에스티팜은 스위스 로이반트로부터 LNP 기술을 이전받기도 하고 아이진은 LNP 대신 리포솜을 전달체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규모 임상도 넘어야할 산이다.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가 90%대 예방효능을 증명한 만큼, 비교임상을 하더라도 이들과 동등한 예방효능을 입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비교임상이란 다른 백신과 효능을 비교해 비열등성 혹은 우월성을 증명하는 임상으로 대규모 임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드는 점은 기술확보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면서도 “화이자, 모더나와 예방효능을 겨뤄야 하는 만큼 상용화 과정에서는 쉽지 않은 절차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