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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이 1억 됐다"…성토장 된 차바이오텍 주총
  • 등록 2025-03-31 오후 5:28:35
  • 수정 2025-04-01 오전 11:51:53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3억원 투자해서 지금 1억원 됐는데, 이번에 유상증자 강행되면 여기서 이젠 5000만원 될 것 같아요. 20년 넘게 장기 투자했는데, 회사가 주주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왔어요.”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지하 2층에서 차바이오텍 주주총회가 열렸다.(사진= 석지헌 기자)
2005년부터 20년 넘게 차바이오텍(085660)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A(59세)씨는 “회사가 주주가치를 너무 훼손시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성남시 분당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차바이오텍 주주총회. 이곳에서 만난 주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당초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했으나 사측은 “다량의 위임장 검수 작업으로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개최를 미뤘고 결국 2시간 가까이 지연된 11시 50분쯤 시작됐다.

또 다른 장기 투자자 B(51세)씨도 “외연 확장하고 해외 수익 발생시켜 놓고도 주주들에게는 희생하라고만 한다”며 “배당이라는 건 결국 수익인데, 수익만 났다 하면 계속해서 사업 확장만 한다. 그것도 정도라는 게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비율은 71.53%에 달한다.

개최 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주주들 성토가 이어지면서 첫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가결되기까지 약 40분이 걸렸다. 주주들은 차바이오텍의 전자투표 미실시 결정, 대여금 이슈, 유상증자 논란 등에 대해 질문했고 이에 대한 사측과의 답변 등이 지난하게 이어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측의 안건은 모두 통과된 반면, 주주제안 안건은 모두 상정조차 되지 않았거나 부결됐다. 사측의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 승인의 건 등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이 있었다. 주주 측은 ▲신주발행의 제한 신설의 건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을 제안했다. 주주제안 안건이 단 한 개도 통과되지 않은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한 주주는 “한심한 주총”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이나 차바이오텍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로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서 차바이오텍 대표로 취임하면 3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 자금 확보 ▲회사 및 자회사 임원 업무 표준화 ▲실적 관리다.

최 후보자는 “42년 간 금융업을 해온 만큼 해외 투자자들 자금을 확보하고 가치있는 R&D 상품을 가져오겠다. 두 번째로는 서울대에서의 강의 업무를 살려 회사 및 자회사들 임원들이 업무 표준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실적 관리와 관련해 최 후보자는 “골드만삭스 1인당 14억원 정도씩 실적을 냈고 메리츠증권은 1인당 7억원 정도 이익을 냈다. 현재 차바이오는 2억원 정도 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늘릴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차바이오텍은 창립 이후 매출 1조원을 넘기는 등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에는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영업손실은 2023년 95억원에서 지난해 596억원으로 1년 새 6배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지난해 2500억원 규모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알렸다. 당시 차바이오텍 시가총액이 6000억원 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40%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다. 차바이오텍은 이번 유증을 통해 줄기세포 기반 재생치료 파이프라인 확대, 면역세포기반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확장 등 기존에 있던 파이프라인들을 대거 확대해 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증권신고서 상 회사가 내년 2분기부터 2027년까지 사용할 R&D 자금을 쓸 파이프라인은 15개에 달한다. 그 동안 차바이오텍 연구개발비용(별도 기준)은 연간 100억원을 넘지 않았지만, 파이프라인 확대로 내년 약 175억원, 2026년 약 509억원, 2027년 약 316억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한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회사는 이후 4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수정했다. 차바이오텍은 결국 회사는 유증 규모를 2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축소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아예 유상증자가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증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이날 기준 1만800원으로 최고점인 2018년 4만2800원 기준 75%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차바이오텍 주가는 지난해 12월20일 유상증자 계획 직후 폭락해 3개월 가까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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