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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UBS증권 ‘매도’ 리포트에 ‘발칵’…비판 쇄도한 이유
  • 등록 2025-08-14 오후 12:04:57
  • 수정 2025-08-14 오후 12:39:43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외국계 증권사 UBS증권이 알테오젠(196170)에 대한 첫 분석 보고서에서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7만원을 제시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매출 전망과 성공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산정한 결과지만 이에 대해 과도한 저평가라는 비판도 빗발쳤다.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 (사진=알테오젠)
“목표가 27만원, 현재가 대비 38% 하락 여력”

UBS증권은 13일(현지시간) 알테오젠에 대한 첫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 낙관론에 대한 하방 위험; ’매도‘로 커버리지 개시’(Downside to street optimism; initiate at Sell)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는 27만원이다. 알테오젠이 현재 주가(12일 기준 43만4500원) 대비 38% 하락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UBS의 알테오젠 순현재가치(NPV)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UBS는 ‘키트루다 SC’의 NPV가 3조2000억원(주당 5만8000원)이라고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약 7조원)의 절반 미만으로 평가한 것이다. 키트루다 SC의 로열티율은 약 4.5%로 가정하고 키트루다의 SC 피크 매출을 75억달러(약 10조3400억원)로 설정했다. 머크와 5개 추가 피하주사(SC) 제형 약물 개발 계약의 성공률은 40%로 가정해 6020억원의 NPV를 추가했다.

엔허투 SC의 NPV는 로열티율은 5.5%로 출시 즉시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임상 성공 확률을 60%로 가정해 1조230억원(주당 1만9000원)이라고 산정했다. 여기에 미래 사업개발(BD) 계약에 따라 2026년부터 2043년까지 총 70억달러(약 7조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가정해 NPV 3조8000억원(주당 7만원)을 추가했다.

즉 UBS증권은 알테오젠의 실질 파이프라인 가치를 총 8조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현재 시가총액 23조원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도 “알테오젠의 2년 선행 EV/Sales 배수는 33배로, 과거 유사 시점의 할로자임(Halozyme) 최고치(20배) 대비 높다”며 “할로자임 플랫폼 특허 만료로 SC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할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 프리미엄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봤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NPV”…반박 근거는?

해당 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13일 밤 알테오젠의 개인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발과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해당 보고서에 대해 신중하게 평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키트루다 SC 전환율에 대해 과소 추정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UBS는 키트루다 SC의 전환율의 증가 속도는 시장 추정치보다 더디게 봤다. UBS증권은 키트루다 SC 전환율을 2026년 4%→2027년 9%→2028년 13%→2029년 20%→2030년 26% 순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러한 증가 속도는 머크의 예상보다도 현저히 느린 것이다. 머크는 “미국 출시 후 12~18개월 내에 키트루다 환자의 약 30~40%가 피하주사 버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UBS가 제시한 출시 첫 해 4%, 2년 후 9%라는 수치와는 괴리감이 크다.

이에 대해 알테오젠도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며 “이런 낮은 추정에 대한 근거도 리포트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타 제품의 사례를 봤을 때도 UBS의 낮은 키트루다SC 전환율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의 혈액암 치료제 ‘다잘렉스’(Darzalex)의 경우 SC 제형 출시 후 2년이 된 시점에 84%의 매출이 SC 제품에서 발생했다. 키트루다와 유사한 치료기전의 면역항암제인 로슈(Roche)의 ‘티센트릭’(Tecentriq) 역시 SC 제형으로 2023년 영국에서 첫 승인 후 해당 국가에서 9개월만에 32%의 전환율을 나타냈다.

엔허투 SC의 성공 확률(PoS)를 60%로 설정한 것도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이이찌산쿄는 내달 엔허투 SC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1상 성공 시 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정맥주사(IV)→SC 제형 변경이 일반적으로 80~90% 이상 성공률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할인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60%라는 PoS는 새로운 물질로 신약을 개발하는 수준의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라며 “다이이찌산쿄가 임상을 추진하는데다 IV→SC 제형 변경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추정이라고 보긴 어려워보인다”고 평했다.

미래 BD 계약 가치도 과소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할로자임의 특허 만료 이후 SC 바이오시밀러 등장 가능성을 리스크로 봤지만 이를 기점으로 오히려 알테오젠이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무렵 글로벌 제약사들의 SC 플랫폼 전환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알테오젠은 UBS가 자사 밸류에이션을 할로자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할로자임 EV/Sales 최고치와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할로자임의 파트너사 확보 시점과 글로벌 확장 속도 등을 봤을 때 초기부터 글로벌 빅파마와 다수의 계약을 확보한 알테오젠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에서다.

알테오젠 측은 “할로자임을 비교기업으로 볼 수 있겠지만 할로자임의 ‘인핸즈’(Enhanze)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며 “특허는 의약품 경제성 측면에서 큰 가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의 밸류를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UBS 리포트에 실린 업사이드 가능성

일각에선 UBS 리포트에서도 희망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UBS 리포트는 NPV를 보수적으로 가정했음을 어느 정도 인정했으며, 업사이드 리스크도 제시했다.

리포트 내에서 목표주가가 50만원인 업사이드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키트루다 SC 피크세일즈를 알테오젠 컨센서스 수준인 175억달러(약 24조2300억원)으로 가정하고 엔허트 SC 피크 세일즈를 120억달러(16조6100억원), 향후 기술이전 거래로 15조원의 추가 매출 발생을 전제하고 추정한 수치다.

UBS는 업사이드 리스크로 △예상보다 높은 키트루나 SC 매출 △예상보다 큰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 △코스피 이전 상장 가능성을 앞둔 긍정적 시장 분위기 등을 거론했다. UBS는 “우리의 ‘매도’ 투자 의견에 있어 가장 큰 업사이드 리스크는 키트루다 SC 매출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라며 “(이 경우) 대폭적인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에 14일 알테오젠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 초반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2만1000원(4.7%) 급락한 42만8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8500원(1.9%) 하락한 44만500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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