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주력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처방 확대로 연간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인해 수익성은 전년 대비 떨어졌다.
 | 셀트리온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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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3조5573억원으로 저년 대비 63.45%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20억원으로 24.48% 줄고 순이익은 4189억원으로 22.39%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조6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일 분기 최초로 매출 1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바이오 제품의 고른 성장과 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 발생 덕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합병 관련 원가·비용 부담이 완화되며 967.4% 성장한 1964억원을 기록했다.
램시마 매출 1조원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등극…기존 제품 성장, 신규 제품 매출 비중 확대지난해 연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기존 제품들이 안정적 성장세를 보인데다 신규 제품 역시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한 덕이 컸다. 신규 제품인 램시마SC(미국 상품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의 매출 비중은 기존 26.1%에서 38.4% 수준까지 빠르게 증가하며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양대 시장 내 영향력 및 매출 확대가 도드라졌다. 먼저 유럽에서 신규 제품 매출 확대가 가속화되며 연 매출 1조 5468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에서도 인플렉트라의 안정적인 실적 가운데 트룩시마, 유플라이마, 짐펜트라, 베그젤마 등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제품별로는 램시마가 정맥주사(IV) 제형으로만 연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 명실상부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2%에 달한다. 램시마SC까지 합산하면 유럽 주요국가인 영국 88.8%, 프랑스 80%, 스페인 75.8%, 독일 73.8% 등이다. 램시마SC만으로도 이들 EU5(유럽 5대 의약품 시장)에서 2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미국에서 신약으로 판매되는 짐펜트라의 경우에도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연계해 미국 보험 시장 약 90%의 보험사 처방집(Formulary) 등재가 이뤄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실제 출하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병원 밀착 영업과 미국 전역의 온라인·TV 광고 송출로 환자들의 관심과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어 짐펜트라의 처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트룩시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30%대 견조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허쥬마는 일본에서 72%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한편, 유럽에서도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플라이마도 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공보험과 사보험 시장을 동시 공략하기 위한 이중 가격(Dual WAC) 전략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4배 이상 성장한 34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베그젤마도 직접판매 영업 네트워크와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유럽 내 점유율 29%를 기록했다. 오리지널과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뛰어넘어 시장 1위를 달성한 것이다. 글로벌 매출도 전년 대비 4.5배 증가한 2212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영향으로 수익성 ↓…매출원가율 개선 계획그럼에도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영향이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른 높은 가격의 재고자산 판매로 인해 원가율이 증가하고 합병으로 인한 판권 등 상각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출 판매량 증가를 위한 해외 판매법인 확장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영향도 있었다.
셀트리온은 신규 포트폴리오 출시와 원가율 개선, 비용 효율화로 내실을 다져 올해 양적·질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고(高)원가 재고 소진과 3공장 생산 확대, 기존 제품 개발비 상각 종료 등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합병 직후인 2023년 4분기 기준 63%에 육박하던 매출원가율은 한 해 만에 45% 수준까지 감소했다. 회사는 낮은 제조원가의 신규 제품의 비중 증가로 올해 4분기에는 매출원가율이 20%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합병 관련 판권 상각 종료와 외형 성장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올해는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11개 제품의 라인업이 완성된 만큼 연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안정적인 성장세와 신규 제품의 시장 확대 가속화를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우선 주력인 바이오시밀러는 2025년까지 11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국내를 비롯해 유럽에서 이미 달성한 상태다. 현재까지 판매 중이거나 허가 받은 이들 11개 제품군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합산하면 약 150조원에 이른다.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 2030년까지 총 22개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오크레부스, 코센틱스, 키트루다, 다잘렉스 등 4개 제품의 바이오시밀러와 7개의 미공개 파이프라인을 추가 개발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최근 2028년까지 총 13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발표 불과 보름 만에 첫 번째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CT-P70’의 IND를 제출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해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도 본격화했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생산 효율성·품질을 극대화한 독자적인 기술력, 기존 공장 설계·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오기업과 스타트업 등에 의약품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는 셀트리온 합병법인 출범 첫 해로, 핵심 사업인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처방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을 실현한 한 해였다”며 “올해는 새로운 포트폴리오 출시와 원가 개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양적·질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