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동성제약(002210) 창업주 고(故) 이선규 회장의 3남 1녀 중 장녀인 이경희 여사가 친동생인 이양구 전 회장의 불법 경영 행위와 횡령 의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경희 여사는 최근 경영권 분쟁 전문 채널인 로코TV를 통해 “동성제약은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일군 회사인데 동생의 무책임한 경영과 불법 행위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이경희 여사(사진=로코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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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사는 고명딸로 고(故) 이선규 회장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고 회고했다. 결혼 후 10년간 미국에서 생활하고 귀국한 이후 지병 치료에 전념하면서 동성제약 경영과는 거리를 둬왔다.
2008년 이선규 회장 작고 후엔 이양구 전 회장을 믿고 자신의 주식과 금융자산을 회사에 맡긴 채 묵묵히 우호 지분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해 동생이 개인 투자 자문사인 Q사를 통해 선물옵션 투자에 이 여사 및 이 여사의 아들인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의 주식 70만여주를 무단으로 투입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뿐만 아니라 회사 주식과 회사 자금도 사용해온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여사는 개인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 했고 법인에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여사는 이 전 회장이 자신에게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대물 변제 형식으로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했고 나 대표와의 의결권 포괄위임 약정과 경영권 및 의결권 포기 각서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전 회장이 이 여사와 나 대표의 공갈 협박하에 대표이사직 사임과 계약서 체결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여사는 이 전 회장이 작성한 주식양수도계약서와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하며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불법 구조도 문제 삼았다.
회사 자금을 ‘투자’ 형태로 본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투자회사 Q사로 집행하고, 그 회사를 통해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가족들 지분은 물론 회사주식으로도 선물옵션 투자를 이어온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여사는 “이런 무분별한 투자로 인해 회사는 엄청난 손실을 봤고, 회수할 수 없는 구조였다”며 “저와 회사가 손실을 입었는데도 이양구와 그 투자자문 Q사는 회사에 채무도 없고, 아직도 동성제약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동성제약의 재무 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직원 급여 지급이 지연됐고 회사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이 전 회장은 최대주주 리스크와 기업 신용등급 하락을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동성제약은 지난 5월부터 법정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일부 세력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시도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 보유하고 있는 동성제약 지분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는 이중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영 복귀를 시사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 여사는 이에 대해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사람이 다시 대표 자리를 노리고 있다”며 “회사의 남은 자산까지 노린 행위로 주주와 직원,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 여사는 주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법적 대응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약속했다.
이 여사는 “아버지가 부채 없이 키워낸 회사가 온갖 풍파에 휩쓸린게 너무 가슴 아프고 현재 주권 매매가 정지되는 등 주주들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회사를 지키고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