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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젠, ‘온코프리’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불필요한 항암치료 잔혹사 끝낸다”

  • 등록 2026-02-02 오후 3:45:15
  • 수정 2026-02-02 오후 3:45:15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암 환자들에게 완치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은 고통 없는 치료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술 후 이어지는 항암 화학요법은 탈모, 구역질, 불임 등 극심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잔혹한 과정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제 데이터가 말해주는 점수 하나로 이 고통에서 벗어날 길이 열렸다.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디시젠이 개발한 유방암 예후예측 키트 ‘온코프리’(OncoFREE)가 그 주인공이다.

디시젠 온코프리 식약처 품목허가...불필요한 항암치료 잔혹사 끝낸다
‘NGS 기반 국내 1호’ 허가...600여 일의 기다림 끝에 ‘정밀의료’ 시대 개막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디시젠이 신청한 침윤성 조기 유방암 원격 재발 관련 신개발 의료기기 온코프리에 대해 최종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2024년 5월 최초 허가 서류를 접수한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정밀한 검증의 결과다.

온코프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예후예측 다유전자 검사 키트로는 국내 최초로 허가를 받는 제품이다. 기존 방식이 유전자를 하나씩 분석했다면 NGS는 수백 개의 유전자를 한꺼번에 분석해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식약처는 앞선 사례가 없는 새로운 기술인 만큼 10년 이내 원격 재발 위험도를 분류하는 신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암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재발이다. 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재발 가능성이 극히 낮은 저위험군 환자들에게도 예방 차원의 항암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과잉치료’다.

한원식 디시젠 대표(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 대부분이 항암치료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피하고 싶어 한다”며 “온코프리는 환자의 암 조직에서 추출한 179개 유전자의 RNA 발현량을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0~100점 사이의 점수로 재발 위험도를 산출한다”고 설명했다.

점수가 낮으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재발 위험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학계에 따르면 조기 유방암 환자의 약 70%는 항암치료 없이 호르몬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온코프리는 바로 이 70%의 환자들을 불필요한 고통으로부터 구원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디시젠 온코프리 식약처 품목허가...불필요한 항암치료 잔혹사 끝낸다
“美 검사비 400만 원은 너무 비싸다”...시장 조기 안착 기대

그동안 유방암 예후예측 검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었다. 현재 국내 대학병원 등에서 주로 쓰이는 미국 이그젝사이언스의 온코타입DX 검사비는 약 400만원에 달한다. 보험 혜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들에게는 수술비만큼이나 큰 부담이었다.

디시젠은 이 경제적 문턱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포부다. 한 대표는 “한국형 제품을 만들어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 창업의 배경”이라며 “글로벌 제품 대비 가격은 절반 수준이지만 한국인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기에 특정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글로벌 제품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실제 임상시험에서 온코프리는 암 발생 위험비(Hazard Ratio, HR) 점수 5.86을 기록했다. 이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환자 간 재발 차이가 5배 이상 명확히 갈린다는 의미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입증한 것이다.

디시젠은 이번 식약처 허가를 발판 삼아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에 전격 도전한다. 당초 내년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식약처 허가와 함께 국내외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현재 디시젠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 10여 개국에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미 연간 4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식약처 허가로 국내 대형 병원 공급이 본격화되면 상용화 첫해에만 국내 매출 1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가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온코프리가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 건강보험 등재 단계에 진입할 경우 디시젠의 가치가 수천억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1위 기업인 이그젝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이 약 28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정확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디시젠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대표는 “이번 허가는 디시젠이 글로벌 1위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도약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올해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유방암을 넘어 갑상선암, 전립선암 예후예측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정밀의학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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