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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이 챙긴 제넨셀…허위자료·임상 중단에 투자 가치도 ‘증발’

  • IND 보완 중 식약처장에 “빠르게 처리” 요청…14일 뒤 임상 2/3상 승인
  • 승인 직전 세종메디칼 113억원 투자…관련주 급등락에 개인투자자 손실
  • 허위자료 제출 혐의 유죄·임상 중단…세종메디칼·한국파마 지분가치 0원
  • 등록 2026-09-03 오후 3:55:45
  • 수정 2026-09-03 오후 4:07:1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속 처리를 요청했던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1년 7개월 만에 좌초됐고 관련 상장사 투자 지분 가치도 0원이 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당시 승인 과정을 ‘성공한 로비’로 규정하며 김 후보자에게 ‘신약 로비 특검’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김승원 ‘신속 처리’ 요청한 코로나 치료제…승인 직전 113억 투자

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IND를 식약처에 신청했다. 식약처는 같은달 30일 인도 임상시험 결과의 상세 근거자료 등 총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당시 제넨셀 측이 공개한 인도 임상 2상은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60명을 ES16001 투여군과 위약군에 30명씩 배정한 연구였다. 연구진은 투약 6일차 증상 회복률이 ES16001군 95%, 위약군 68%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해당 데이터를 살펴보면 중등증 환자군에서는 양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연구는 동료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사전논문(preprint) 형태로 공개됐다.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경희대 교수는 10월 6일께 마이크로바이옴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해온 양수진 구스타 대표에게 임상 승인이 12일까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강 교수와 양 대표는 경희대 생명공학원에서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만나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 대표는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 IND 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했다.

김 후보자는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생약제제과·임상제도과·통계분석팀’ 등 담당 부서까지 적시하며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처장은 “현재 자료 보완 등 진행하고 있다”며 실무진에 전달했다고 답했다.

한동훈 의원이 3일 국회에서 김승원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의원이 3일 국회에서 김승원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10월 12일 문자 이전에도 김 후보자와 김 전 처장 사이에 통화가 있었으며, 김 전 처장이 이후 실무진에게 신속한 처리를 재촉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직접 전화해 제넨셀 임상 승인을 부탁했고 이후 문자까지 보냈다”며 “김 전 처장은 식약처 실무진에게 ‘신속히 처리하라’, ‘국회의원한테 그런 소리 듣게 하느냐’는 취지로 재촉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뒤인 10월 19일 세종메디칼(258830)은 강 교수가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약 63억원에 취득하고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등 총 113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식약처는 일주일 뒤인 26일 ES16001 임상 2/3상을 승인했다.

한 의원은 “임상 2상 승인을 조건으로 투자가 약정돼 있던 상황”이라며 “임상 승인이 나야 투자가 집행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넨셀 입장에서는 승인이 굉장히 절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자의 요청 이후 임상 승인과 투자가 이어진 것을 두고 ‘성공한 로비’로 규정하고 “청문회가 아니라 ‘신약 로비 특검’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촉구했다.

승인 기대감에 주가 출렁…임상 중단에 투자가치 ‘0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IND 승인 사실이 알려진 2021년 10월27일 장 초반 세종메디칼은 전 거래일보다 한때 15% 이상 급등했다. 한국파마(032300)도 5% 넘게 올랐다.

그러나 세종메디칼 주가는 같은날 급반전했다. 전날 7560원이던 주가는 장 초반 78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하한가인 5300원으로 추락했다. 이튿날에도 22%대 급락했고 29일에는 4115원까지 떨어졌다. 25일 종가 7840원과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47.5% 하락했다.

당시 27~28일 기타법인 3곳과 개인 1명이 전체 발행주식의 약 37%에 해당하는 1487만4830주를 매도했다. 한국거래소는 세종메디칼을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을 이유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치료제 승인 기대를 보고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급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맞았다.

한 의원은 투자 피해와 주가 피해가 현실화됐으며 피해자 모임까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알렸다. 승인 당일 장 초반 주가가 급등했다가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정작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제넨셀은 당초 5개국에서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임상 2상으로 축소하고 목표 환자도 424명으로 변경했다.

최종 모집된 환자는 109명, 실제 무작위배정 환자는 100명에 그쳤다. 목표치의 23.6%다. 결국 제넨셀은 2023년 5월 ‘중간 통계 분석 및 임상 전략 수정’을 이유로 시험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ES16001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다시 본격화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개발 과정에서 허위자료 문제도 불거졌다. 강 교수는 IND 승인을 추진하면서 실제 실험 내용과 다른 자료 등을 식약처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는 동물실험에서 햄스터가 폐사하는 등 불리한 결과가 있었음에도 관련 내용이 제출자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됐다. 김 후보자가 당시 이 같은 자료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 중단은 투자자산 가치에도 반영됐다. 세종메디칼이 약 63억원에 취득했던 제넨셀 지분은 전액 손상처리돼 장부가액이 0원이 됐고 이후 지분도 처분했다. 한국파마가 약 30억원을 투자한 제넨셀 지분 역시 공정가치와 장부금액이 모두 0원이다.

결국 2021년 정치권까지 움직여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던 코로나19 치료제는 약 5년 뒤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고, 관련 상장사 주가가 요동친 데 이어 투자자산 가치마저 0원이 됐다는 결과를 남겼다.

2023년 식약처 압수수색으로 번진 의혹…청문회로 쏠리는 눈

제넨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23년이다. 본지는 그해 1월12일 서울서부지검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관련 수사를 위해 식약처를 압수수색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관련 기사: [단독] 검찰, 식약처 압수수색…‘코로나19 치료제·백신 관련’>

이후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 과정의 로비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해 5월 제넨셀은 ES16001 임상을 잠정 중단했고 검찰은 8월 김 전 처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식약처 처장실 등을 다시 압수수색했다.

김 후보자 측은 제넨셀 관련 요청에 대해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민원을 단순 전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심사나 심사 기준 완화를 요구한 사실도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당시 제넨셀의 IND는 신청 일주일 만에 식약처로부터 14개 항목의 보완 요구를 받아 자료 보완이 진행 중인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특정 회사와 담당 부서까지 거론하며 식약처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이 통상적인 민원 전달의 범위였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의원이 ‘신약 로비 특검’까지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심사 순서나 처리 속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향후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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