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캅스바이오는 약 76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 캅스바이오 CI (사진=캅스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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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캅스바이오가 지난해 1월 설립된 이후 첫 투자 유치 성과다. 이번 투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라플라스파트너스, 쏠리드엑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국내 바이오 투자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수 기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는 평가다.
캅스바이오는 공유결합 저해제 및 분자접착 분해제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다. 공유결합은 질병 단백질 에 더 강력하게 결합해서 기존 합성의약품의 한계였던 내성 발생이나 효능 부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접근법이다. 분자접착제는 질병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단백질 분해제 중에서도 가장 분자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두 분야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구조·분자 설계 난이도가 높은 분야이다.
캅스바이오 창업진인 최환근 대표이사와 김남두 대표이사, 손정범 부사장은 의약합성과 분자 모델링 분야에서 20년 이상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보로노이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사이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의약합성 전문가로, 엘지생명과학과 미국 다나 파버 암 연구소,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를 거쳐 보로노이(310210) 부사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동화약품(000020),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연구원 등을 거쳐 보로노이 부사장을 역임했다. 손 부사장 역시 보로노이 출신으로, 한미약품(128940)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보로노이 연구소장으로 재임했다. 창업진 3인은 그간 약 11건의 국내외 기술이전을 이뤄냈으며, 전임상 단계인 후보물질 및 최적화 단계에서 신속한 기술이전 사례를 만들어냈다.
캅스바이오는 저분자화합물 중에서도 공유결합 저해제와 분자접착 분해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구축한 후보물질 도출·평가 플랫폼 ‘래피돔’(RaPIDome)은 화학단백체학과 분자 모델링, 인공지능(AI) 등을 총합한 플랫폼이다. 회사는 해당 플랫폼을 약물 작용 기전과 내성 발생 매커니즘을 밝혀내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표적 발굴과 내성 극복이 가능한 차세대 약물 설계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개별 파이프라인으로는 MEN1 유래 단백질인 메닌(Menin) 표적 공유결합 저해제와 GSPT1 표적 분자접착 분해제 등을 개발 중이다. 캅스바이오는 공유결합 기전을 활용해 내성 극복 가능성이 기대되는 신규 Menin 저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있다. GPST1 변이는 고형암에서 암세포 성장·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존의 저분자화합물 기전만으로는 표적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캅스바이오는 분자접착 분해제 기준의 GSPT1 저해제 후보물질을 연내 확정하고 전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캅스바이오가 구축한 화학단백체학 기반 래피돔 플랫폼의 독창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발판으로 현재 개발 중인 Menin 저해제와 신규 E3 라이게이즈 물질 발굴에 집중하고 신규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