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대원제약(003220)의 ‘뉴베인’이 국내 정맥순환개선제 시장 부동의 1위인 동국제약(086450) ‘센시아’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붓기 제거’ 아이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다. 대원제약은 7일용 소포장 제품을 출시하는 등 판매 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예인 아이템’으로 꼽히며 판매량 증가 13일 대원제약에 따르면 올해 뉴베인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고,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하면 30.1% 증가했다. 보통 정맥순환개선제가 하지부종 증상이 많아지는 여름, 즉 3분기에 가장 많이 팔리므로 회사에서는 하반기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대원제약의 정맥순환개선제 ‘뉴베인’ (사진=대원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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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3층파란문약국의 류지선 약사도 이데일리에 최근 들어 뉴베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류 약사는 “‘뉴베인’이라는 제품명을 콕 집어 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늘어났다”며 “우리 약국이 엔터테인먼트 회사 근처에 있다보니 연예인 매니저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구매하고, 20·30대 여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베인은 연예인의 일상생활을 다루는 예능프로그램과 연예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되면서 ‘붓기 영양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원제약에서는 간접광고(PPL)가 아니었는데도 제품이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하면서 오히려 뒤늦게 영상을 확인하고 당황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뉴베인이 얼굴이나 상체의 붓기를 의미하는 상지부종 완화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아니다. 국내에 상지부종 완화를 적응증으로 하는 의약품은 없다. 뉴베인을 비롯해 센시아 등이 하지부종 완화 효과를 인정받아 허가를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뉴베인이 성형외과 등에서 수술 후 붓기를 가라앉히는 용도로 오프라벨 처방이 되면서 일상 붓기를 가라앉히는 용도로 대중에 알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류 약사는 “트록세루틴 성분 의약품은 장기복용 데이터로 6개월까지 안전성이 입증돼 있다”며 “다만 위가 약하다면 식사 직후에 복용하라고 지도한다. 그외 부작용으로 인한 불만사항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백당이 없어 당뇨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백당 대신 뉴베인에는 ‘제로 음료’ 등에 쓰이는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가 들었다. 류 약사는 “당뇨 환자들이 다리가 붓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정맥순환장애 치료제 중에는 백당이 첨가된 제품도 있어 그때 주로 뉴베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파란문약국 류지선 약사. 사진=파란문약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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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성분에 ‘짜 먹는’ 기술로 시장 공략 뉴베인은 대원제약이 2020년 출시한 정맥순환개선제다. 동국제약의 센시아가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짜 먹는 약’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출시 2년 만에 업계 2위 제품으로 성장,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 정맥순환개선제 시장에 트록세루틴 성분의 의약품은 이미 조아제약(034940) ‘엘라스에이’가 먼저 출시됐다. 하지만 유리 앰플 형태라 복용과 휴대가 불편하고, 가격도 뉴베인보다 높은 편이다. 류 약사는 “뉴베인이 출시되기 전 엘라스에이가 강남 성형외과 앞 약국에서 많이 팔렸었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아 일상적인 붓기 완화 용도로 구매하는 손님은 적었고 유리 앰플 형태라 약국에서도 보관이 번거로웠다”고 떠올렸다. 대원제약은 이 같은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자사의 강점인 액상 파우치 기술을 적용한 트록세루틴 제제 뉴베인을 개발했다.
대원제약에서 뉴베인을 담당하는 OTC마케팅팀 손윤아 책임매니저는 “센텔라아시아티카, 디오스민, 포도엽엑스 등 다양한 정맥순환제 제품이 있는데 트록세루틴의 경우 다양한 증상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돼 있어 부종, 둔중감뿐 아니라 통증, 하지불안을 겪는 환자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다”며 “트록세루틴은 림프순환장애로 인한 하지부종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림프 문제로 붓는 환자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으며 정맥순환장애의 일종인 치질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대원제약의 ‘뉴베인’과 동국제약의 ‘센시아’의 효과발현시기를 비교한 조사(자료=대원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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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록세루틴은 모세혈관 벽에 직접 작용해 혈관 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모세혈관이 약해지면 혈관에서 체액이 새어나와 부종, 통증이 생기는데 약해진 실핏줄들을 튼튼하게 만듦으로써 하지부종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입소문과 더불어 올 초 출시한 7개 들이 소포장 제품도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탰다. 손 책임은 “효과발현시기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7일분 소포장 제품을 출시했다. 출시 이후 뉴베인 거래처 수와 재주문 횟수가 모두 늘었고, 직거래처의 체감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흥행에 힘입어 뉴베인은 대원제약의 일반의약품 연간 판매 순위에서도 콜대원 시리즈, 콜대원키즈 시리즈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됐다.
앞으로 회사의 목표 중 하나는 뉴베인의 타깃소비층을 넓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초 패키징 개선에도 나섰다. 손 책임은 “하지부종뿐 아니라 통증 완화, 하지불안에도 효과를 인정받아 허가된 의약품인데 패키지에도 다리 그림이 그려져 있고 하지부종 완화 효과로 많이 알려지다 보니 어르신들이 ‘젊은 애들이 먹는 약’, ‘미용 제품’이라고 생각해 복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더라”며 “전문적인 느낌을 강화하고 타깃을 넓히기 위해 다리 그림을 빼고 패키징도 새로 했다. 뉴베인이 다양한 연령층·성별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