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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한미 ‘에페’, 한국인 데이터·가격으로 승부수

  • "한국인 대상 대규모 임상으로 경쟁력 확보"
  • "저가 경쟁 아닌 환자 접근성으로 가격 결정"
  • 등록 2026-10-07 오후 7:31:34
  • 수정 2026-10-07 오후 7:44:51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미약품(128940)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에페 오토인젝터주’(이하 에페)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와 국내 생산 기반을 앞세운 에페의 승부처는 가격과 공급 안정성이다. 장기 치료에 따른 환자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국내 처방에 대한 분석을 아직 실시하지 않은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에페가 국내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페는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40주 기준 평균 9.75%의 체중감량률을 기록했다. 5% 이상 체중을 줄인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서로 다른 임상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각각 글로벌 임상에서 10%대 중후반과 20% 안팎의 감량 효과를 입증한 만큼 체중감량률에서도 크게 뒤쳐지지 않아, 부가적인 장점들이 어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이 내세우는 에페의 강점은 한국인 환자에게 적정 수준의 체중감량 효과를 제공하면서 치료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한국인을 중심으로 확보한 3상 데이터는 국내 시장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서구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국내 비만 환자의 특성을 반영해 임상을 진행한 만큼 실제 국내 처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구토·설사 등 GLP-1 계열 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위장관 이상반응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는 장기간 투여되는 치료제인 만큼 체중감량 효과뿐 아니라 환자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얼마나 오래 투약할 수 있는지도 실제 경쟁력을 좌우한다.

에페의 또 다른 강점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에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자체 생산된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국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위고비·마운자로 등 수입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산이 가능하다. 또 환율과 해외 공급망 영향에서 자유로운 만큼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비급여로 처방되는 만큼 환자의 부담이 크다. 출시 가격이 충분히 낮게 형성될 경우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국내 생산은 글로벌 GLP-1 시장에서 반복됐던 공급 부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에페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한미약품이 제2형 당뇨병 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MPLITUDE-O’ 연구에서 에페는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을 위약 대비 27%, 신장 복합사건 위험을 32% 낮춘 바 있다. 해당 연구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당뇨병과 대사질환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임상 근거가 될 전망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분장(부사장)은 “가격은 단순한 저가 경쟁보다 비용 부담으로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최종 가격은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할 것이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춰 비만 치료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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