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혼자만 살았다'…헬릭스미스 명운 가른 적응증 임상
  • 등록 2025-03-30 오전 10:30:34
  • 수정 2025-03-30 오전 10:30:34
이 기사는 2025년3월30일 10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 기업 헬릭스미스(084990)가 약 20년 전 중국 제약사 노스랜드 바이오텍에 기술이전한 중증하지허혈증(CLI) 치료제 후보물질이 중국에서 품목허가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같은 후보물질로 적응증만 달리해 진행한 임상시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가운데, 적응증 선택이 기업 명운을 갈랐다는 평가다.

[그래픽= 그록3]
26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랜드는 헬릭스미스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CLI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NL003)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치고 현재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NMPA는 7단계에 거쳐 진행되는 기술적 검토를 마쳤으며 현재 행정절차만 남겨두고 있어, 오는 6~9월 사이 승인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아직 승인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행정적 절차만 남았기 때문에 헬릭스미스 내부적으로는 승인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스랜드는 2004년 당시 바이로메드(헬릭스미스의 이전 사명)로부터 ‘엔젠시스’ 기술과 상업화 권리를 이전받았다. 당시 계약금은 따로 없었으며 시판 후 조열티만 있는 조건이었다. 임상 1상과 2상은 헬릭스미스가 미국과 한국에서 단독 진행했으며, 임상 3상은 기술이전을 받은 노스랜드가 중국에서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노스랜드는 엔젠시스 출시 후 7년간 헬릭스미스에 로열티를 지급한다. 로열티는 순수익(순매출)의 7% 또는 총수익(총매출)의 4% 중 더 높은 비율로 책정된다.

CLI는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피가 잘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 조직이 망가지고 통증이나 괴사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승인이 날 경우 엔젠시스 적응증 중 상업화에 성공한 첫 사례가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엔젠시스 적응증은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당뇨병성 족부궤양(DFU)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샤르코마리투스병(CMT) 간헐적 파행증(Claudication) 관상동맥질환(CAD) 등 6개지만, 이 중 상용화에 성공한 적응증은 없다.

출발선 같았지만, 도착지는 달랐다

첫 엔젠시스 상용화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헬릭스미스의 DPN 임상 실패 전례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헬릭스미스가 DPN이 아닌, CLI로 임상을 계속 추진했더라면 지금쯤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헬릭스미스가 DPN 임상 1상에 돌입한 시점은 2009년, CLI 임상은 2008년으로 진입 시기가 비슷하다. 임상 2상 진입 시기도 DPN은 2011년, CLI는 2010년이다. 이후 2015년 임상 3-1상에 진입한 DPN 프로젝트는 안전성은 확인했으나 유효성 지표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고, 2020년 6월 진행한 3-2상 역시 주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반면 2019년 임상 3상에 진입한 CLI 치료제는 주평가지표인 궤양 완치율을 평가한 임상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p<0.0001). 이후 지난해 상반기 NMPA에 신약허가 신청(NDA)을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 기업 IR 임원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임상에 너무 자신감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며 “하지허혈증 임상을 먼저 성공시키고 그 다음 단계로 갔다면 그 정도 경영상 실패는 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공격적인 임상 계획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2023년 12월 바이오솔루션에 365억 원 규모로 인수됐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헬릭스미스가 진행한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가 주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라 관련 무형자산 150억 원 전액을 손상처리했다. DPN 치료제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연구개발(R&D) 비용 전액이 손상 처리됐으며, 이로 인해 누적 손상차손은 규모는 9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시장 예상 매출 규모는

현재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약물 형태 중증하지허혈증 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치료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혈관을 넓혀 혈류를 개선하는 혈관 재개통술이다. 막힌 혈관을 우회해 새로운 혈류 경로를 만드는 혈관 우회 수술도 시행된다.

중국의 중증하지허혈증 치료제 시장은 2025년 기준 5억754만 달러(약 7500억 원)로 추정되며, 중국우정증권에 따르면 노스랜드 제품 출시 후 5~10년 이내 연 매출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노스랜드와 헬릭스미스 간 계약 조건인 ‘매출의 4%’를 적용해 단순 계산 시 연간 80억의 수익이 예상된다.

헬릭스미스는 내부적으로 노스랜드가 현재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엔젠시스 공장의 총 생산 규모가 1조5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풀가동할 경우 로열티 규모가 400억~7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까진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인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한 의약품 연구 기관 관계자는 “완치율을 주평가지표로 했는데, 완치라는 건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정말로 임상 결과가 좋았다면, 헬릭스미스가 임상 2상만 하고 끝내진 않았을 것이다. 직접 임상 결과를 봐야 정말 성공해서 약으로 쓸만한 건지 아닌지를 알 수 있따”고 말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마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1. 한미약품

255명( 29% )

2. 디앤디파마텍

115명( 13% )

3. 동아에스티

50명( 5% )

4. 디엑스앤브이엑스

16명( 1% )

5. 펩트론

324명( 37% )

6. 기타 (댓글로)

110명( 12%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