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이연제약(102460)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는 몸 속에서 오랜기간 유전자 발현을 지속하고 전달 효율이 높은 장점을 앞세워 차세대 유전자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이연제약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위탁개발생산(CDMO)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효율성 제고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연제약은 플라스미드DNA부터 아데노부속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까지 상용화 생산이 이뤄지는 바이오의약품 종합 생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 충주 바이오공장. (사진=이연제약) |
|
AAV 벡터 사용해 효과 지속기간 길어져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연제약이 파트너사인 바이오벤처기업 뉴라클제네틱스와 공동 개발 중인 습성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 ‘NG101(RY104)’의 임상 1/2a상을 캐나다에서 진행 중이다. 이연제약은 오는 3분기 ‘NG101’의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한다. 앞서 이연제약은 지난달 캐나다 연방 보건부로부터 ‘NG101’의 임상 1/2a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향후 이연제약은 미국 등으로 ‘NG101’의 임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연제약은 ‘NG101’ 치료제의 원료·완제에 대한 글로벌 독점 생산권·공급 권리를 확보했다. 향후 진행될 임상시료 생산에서부터 상용화 생산까지 이연제약의 충주 바이오 공장에서 진행된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습성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가 임상 단계에 진입한 곳은 이연제약과 뉴라클제네틱스가 유일하다.
이연제약이 ‘NG101’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이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의 노화, 염증 등으로 인해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며 완치 개념이 없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NG101’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벡터로 활용한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유전자 발현을 최적화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NG101’은 아일리아, 루센티스 등 기존 치료제와 같이 혈관 세포의 신호 전달 작용물질인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NG101’은 기존 치료제와 같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단백질을 직접 눈에 투여한다. 다만 ‘NG101’은 기존 치료제와 전달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NG101’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 벡터라는 전달체를 사용하며 기존 치료제는 항체를 전달체로 사용한다.
뉴라클제네틱스 관계자는 “‘NG101’은 기존 치료제와 치료하는 기전은 같지만 전달 방식에 차이가 있다”며 “전달방식이 달라지면서 치료 기간도 획기적으로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체는 할 일을 다하면 바로 소멸되는 특징이 있다”며 “하지만 아데노부속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면 치료 유전자가 세포 안으로 투입돼 일종의 공장을 만들어 세포가 소멸되기 전까지 치료를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NG101’은 1회 투여만으로도 최소 3년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며 “기존 치료제는 1년에 6~8회 투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기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NG101’은 망막 아래 투여 방식으로 환자에게 전달돼 비교적 적은 양의 치료제를 사용하고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4년간 800억 투자해 유전자치료제 원스톱 생산이연제약이 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황반변성 치료제 생산 시설을 갖췄다는 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미드DNA라는 원료가 필요하다. 이연제약은 충주 바이오공장에 50ℓ, 200ℓ 멀티 유즈(Multi-Use) 배양기와 싱글 유즈(Single-Use) 30ℓ, 50ℓ, 500ℓ 배양기를 확보해 플라스미드DNA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충주 바이오공장은 2017년 9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약 4년에 걸쳐 총 800억원이 투입돼 준공했다. 충주 바이오공장이 국내 최초의 플라스미드 유전자 원료의약품 생산 전용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충주 바이오공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원료의약품(원액)에서부터 완제의약품까지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다. 특히 플라스미드DNA 원료의약품의 경우 ‘배양→파쇄→정제→여과’ 생산 공정을 거쳐 순도 97% 이상의 고순도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충주 바이오공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완제의약품의 경우 액상 기준 4800만 바이알, 동결건조 기준 900만 바이알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충주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신청했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치료제시장은 올해 86억7000만달러(약 11조원)에서 2030년까지 294억7000만달러(약 38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연제약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각각 7.8%, 259% 증가한 1540억원, 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연제약은 올해 영업이익 첫 100억원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NG101’의 기술 수출이 이뤄질 경우 이연제약의 실적은 급성장이 기대된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이연제약은 ‘NG101’의 임상시험 승인을 통해 플라스미드DNA부터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까지 상용화 생산이 이뤄지는 바이오의약품 종합 생산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현재 여러 기업과 진행 중인 공동개발 파이프라인들도 조속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