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조대웅 셀리버리(268600) 대표이사가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소액주주들은 언제 정리매매가 개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떨고 있는 상황이다.
|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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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에 따르면 조 대표가 지난달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조 대표는 2021년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으나 당초 목적과 달리 사업체를 인수한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를 받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023년 초 수억원 규모의 차명주식을 매도한 것도 포착됐다. 경찰은 조 대표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셀리버리는 2018년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 기업이다. 셀리버리는 한때 주가가 10만원 넘게 치솟으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9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2022년도, 2023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의견거절’이라는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6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으나 소액주주연대와 회사 측이 잇따라 서울남부지법에 상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상폐 절차가 보류됐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법원 요청에 따라 먼저 신청한 해당 가처분을 취하하는 대신 회사와 공동 원고이자 보조참가인으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6월 가처분을 신청한 기업 중 지난해 12월 정리매매를 개시한 곳도 있지만 셀리버리의 경우 아직 해당 가처분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표가 구속되면서 올해 3월 정기주총이 열릴 가능성이 요원해졌다. 소액주주들이 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할 수도 없게 된 셈이다. 윤주원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조 대표가 구속됐기 때문에 올해 정기주총이 안 열릴 가능성이 99%”라면서 “현재 사내이사 직무대행자도 조 대표의 대표이사 직무가 정지된 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이사회를 소집해서 정기주총을 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2024년 1월 서울서부지법에 신청했던 임시주총소집허가 판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2월 주주연대가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선임된 김형 셀리버리 전략기획실 이사의 사내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법원에서 제3자를 직무대행자로 선정했다.
해당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법원이 셀리버리가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확보한 지분 25.61%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이다. 법원은 “액트가 주주들로부터 모은 위임장을 사측이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측의 이러한 행위는 결의방법상 하자가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소액주주들은 정기주총의 불법성이 인정된 만큼 법원이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조속히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전에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일각에선 거래정지된 주가의 100분의1 가격에 정리매매가 개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례로 스마트솔루션즈의 경우 지난해 7월 정리매매 개시 첫날 주가가 97.84% 급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 시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조 대표의 반대매매 물량이 490만주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조 대표가 국세청에 체납한 세금 40여 억원에 대해 압류가 걸려있고, 65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역시 모두 압류가 걸려있다. 정리매매를 할 경우 490만주가량의 물량이 풀리면서 거래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재 셀리버리의 주가는 지난해 3월 2일 종가 6680원에 거래정지된 상태다. 셀리버리 소액주주 5만4000여 명의 피해금액은 현재 주가 기준 2106억원으로 추산된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약력
△1968년 2월 25일 출생
△1986~1990년 한양대학교 생화학 학사
△1990~1992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생화학 석사
△1991~1997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1997~2002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대학원 박사
△2005~2011년 프로셀제약 대표이사
△2006~2010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교수
△2011~2014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Sabbatical Faculty
△2014년 3월~ 현재 셀리버리 대표이사
△2021년 11월~현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