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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그 많은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씨앤팜, 경구제 치료제 개발로 주목…아직 임상 신청 전
  • 씨티씨바이오·아미코젠, 이버멕틴 개발 발표 후 ‘잠잠’
  • 치료제 개발 주가 부양 수단으로…제재 방법은 요원
  • 거래소 “임상 1상 들어간 후 의무공시사항 한해 감시”
  • 등록 2021-08-26 오전 11:00:31
  • 수정 2021-08-27 오전 7:20:57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6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0개, 코로나19 치료제는 13개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하거나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가, 아직 임상시험을 신청하지도 않은 회사들도 부지기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많은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연구개발에는 속도를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많던 치료제 개발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현대바이오(048410)는 대주주인 씨앤팜과 지난해 6월 무고통 항암제로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고 연내 글로벌 임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발표 당일 현대바이오 주가는 20% 솟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해 식약처와 허가 절차를 밟기 위한 논의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다시금 주목 받았다. 올해 2월에는 경구용 치료제 CP-COV03에 대한 동물실험 중간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효과를 얻었다고도 했다. 주가는 20% 올랐다가 다음날 10% 떨어지고 다음날 30% 증가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아직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은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씨앤팜과 현대바이오는 8월말 CP-COV03의 임상시험 신청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씨바이오(060590)는 지난해 4월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버멕틴 제제의 효율 극대화를 위해 약효의 지속성과 복용 순응도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호주 모내쉬 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BDI)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팀이 확인한 이버멕틴 세포배양 실험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영장류 동물 실험을 추가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이후 이버멕틴 관련주로 묶이기는 했지만 관련 실험 결과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월초 5300원이었던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1만3650원으로 2.5배 뛰었다.

아미코젠(092040) 역시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4월 자회사인 아미코젠(중국)바이오팜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동물약품 이버멕틴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주가는 발표 당일 3.96% 오른데 이어 14일 7.17%, 16일 3.14% 증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아미코젠 역시 이후 이버멕틴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나 임상시험 신청을 알린 적은 없었다.

코미팜(041960)은 항암제로 개발하던 PAX-1(파나픽스)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임상시험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식약처에 파나픽스에 대한 긴급임상시험을 신청하며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같은 해 6월 코미팜 측의 자료가 전반적으로 미비해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임상시험계획을 반려했다. 코미팜은 9월 이탈리아 임상 2·3상 시험계획 신청을 자진 취하한 데 이어 10월 스페인 의약품위생제품청(AEMPS)으로부터 임상 2·3상 신청을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동물실험을 통해 PAX-1의 바이러스 복제 억제 효과와 염증 발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호흡 곤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제약(003060)대한뉴팜(054670)은 골다공증 치료제 랄록시펜의 관련주로 묶이며 랄록시펜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이 제기될때마다 주가가 뛰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경기도와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 랄록시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탐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이후로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주가 부양 효과를 맛봤지만 연구개발에는 제대로 힘쓰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업체들은 때때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자료를 배포하면서 주가 관리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를 제제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통상 10년 정도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감안하면 회사가 중도에 개발을 중단하거나 지연하는 것을 감시하기란 쉽지 않다. 회사의 개발 중단이나 지연이 의도적인지 불가피한지 가려낼 수도 없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 급등락을 지켜보고 설명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의약품 개발 현황을 보고받을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특정 회사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가 임상시험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제재할 방법은 없다”면서 “거래소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임상 1상 진입때부터 지켜보는데 이 경우도 의무공시사항에 대해 제대로 공시하느냐를 보는 것이지, 개발을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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