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엔지켐생명과학은 중증 구강점막염 신약 ‘EC-18’ 글로벌 기술이전에 나선다.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데다, 임상 2상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회사 측은 기술이전을 자신했다.
30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EC-18’ 임상 2상 결과 발표 간담회에서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측은 구강점막염 기존 치료법 대비 현저한 치료 효과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갑주 엔지켐생명과학 박사는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중증 구강점막염(CRIOM) 지속기간은 위약군 13.5일, 투약군은 0일로 100% 감소했다”며 “2차 평가지표인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률도 위약군 70%, 투약군 45.5%로 35%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구강점막염은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의 부작용으로 구강에 궤양, 출혈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두경부암이 발병한 환자가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받은 뒤 75%가 구강점막염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강점막염은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의료적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신약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해당 제도는 심각한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기존 치료법 대비 임상적 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치료제를 대상으로 약물 개발과 심사를 촉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박 박사는 “EC-18은 기존 치료법 대비 유익한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혁신신약 지정을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갑주 엔지켐생명과학 박사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구강점막염 신약 ‘EC-18’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
|
혁신신약으로 지정되면 신속심사 프로그램 기능과 효율적인 약물 개발을 위한 집중적인 FDA 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우선 검토를 받는 등 FDA로부터 허가 과정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EC-18은 지난 2018년 FDA로부터 신속심사 지정을 획득한 바 있다.
특히 엔지켐생명과학보다 빠르게 구강점막염 치료제를 개발하던 경쟁사들이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시장 선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게 박 박사 설명이다. 그는 “갈레라와 솔리제닉스가 우리보다 빠른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갈레라가 개발하던 신약은 몸에 생기는 활성산소를 없애줘 염증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주사제(IV) 방식으로 7주 동안 일주일에 다섯 번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9월 발표한 임상 3상 결과 주평가 지표에서 증상 감소율이 위약군 대비 16%에 불과해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실패했다. 솔리제닉스도 지난해 12월 말 임상 3상 결과 주평가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56% 증상 감소 효과를 나타냈지만, 통계적 유의성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박 박사는 “구강점막염 환자는 전세계 93만명에 달한다. 환자들이 구강점막염 치료에 사용하는 치료비는 평균 3만 달러에 달한다”며 “전세계 구강점막염 시장은 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 EC-18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EC-18는 구강점막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다. 이번 임상 2상 결과가 굉장히 좋게 나왔기 때문에 해외 기업들이 액티브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FDA 혁신신약지정이 확정되면 기업들이 더욱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임상은 우리가 직접하고, 해외 임상은 글로벌 빅파마가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인도 자이더스 그룹(카딜라 헬스케어)와 플라스미드 DNA 코로나19 백신 ‘ZyCoV-D’ 위탁생산을 위한 제조라이선스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ZyCoV-D’는 세계 최초로 주사 바늘 없이 접종이 가능한 백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