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던 기업들이 개발 성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바이오벤처였던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하나만으로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했지만, 실패했거나 진척이 더딘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바백스(NVAX)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첫 승인이다. 이 영향으로 노바백스 주가는 하루 만에 15.87% 급등했다.
동시에 노바백스는 캐나다와 유럽연합(EU)에서도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하지 못한 데 따른 시장 의구심 때문에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호주 등에 승인 절차를 밟은 상태여서 향후 승인이 난다면 그간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영향에 노바백스 위탁생산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주가는 이날 3.56% 상승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최초로 노바백스 백신이 긴급사용승인된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이미 해당 백신에 대해 리뷰를 하고 있는 국내 식약처에 대해서도 승인 신청 제출 뉴스를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 라이센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식약처에 승인 신청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 사례도 있다. 로슈(Roche)와 아테아(Atea)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었으나 지난달 임상 2상에서 실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는 큰 문제 없었지만, 바이오 벤처인 아테아 경우 최근 한 달 새 73.09%나 하락하며 연저점을 뚫고 내려갔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 설계를 변경해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하반기 발표될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은 있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양약품(007570)은 지난 3월 코로나19 임상 3상을 실패한 뒤, 5월 치료제 개발을 중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GC
녹십자(006280)와
부광약품(003000) 역시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모두 개발에 손을 떼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개발에 성공했지만 주가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1호 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068270)의 경우 렉키로나의 해외 승인에 속도를 내지 못하며 주가가 고꾸라졌다. SK증권의 경우 최근 발간한 셀트리온 보고서에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렉키로나를 실적 추정치에 제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