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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장서 흔들리는 대웅제약 ‘나보타’ vs 덩치키우는 휴젤 ‘레티보’
  • 등록 2025-08-12 오전 9:10:42
  • 수정 2025-08-22 오전 7: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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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대웅제약(069620)의 ‘나보타’(미국 수출명 주보)와 휴젤(145020)의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가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나보타는 미국 출시 4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휴젤은 조용히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와 휴젤의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사진=각사)
‘주보’ 美 진출 4년 만에 첫 역성장…에볼루스 주가 28.5% 급락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가 최근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주보의 매출은 5970만달러(약 8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추정치(6690만달러) 대비 약 11% 감소한 수치일 뿐 아니라 미국 출시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에볼루스는 2분기 전체 매출이 6940만달러(약 9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음에도 컨센서스(8220만달러)에 비하면 15.6% 저조한 수치를 기록, 6일 주가가 전일 대비 2.54달러(28.5%) 급락했다. 이는 에볼루스 매출의 86%(2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인 주보의 역성장이 투자 심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에볼루스의 주가는 6일(현지시간) 6.37달러로 전일 대비 28.51% 급락하며 9달러 선이 깨졌다. (자료=구글 금융)
에볼루스는 매출 가이던스도 3억4500만~3억5500만달러에서 2억9500만~3억500만달러로 14% 하향했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전반 경제 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된데다 거시경제 여건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을 반영한 셈이다.

데이비드 모아타제디(David Moatazedi) 에볼루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톡신 수요는 2분기에 급격히 둔화됐고, 특히 2분기 말 병·의원 주문이 크게 줄었다”며 “소비자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주보는 14%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대비 선방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세 정책 영향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수입한 필러 ‘에볼리씨’(Evolysee)의 경우 7일부터 15%의 관세가 발생하지만 의약품인 나보타는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CEO는 “주보는 의약품(exempt as pharmaceutical)이기 때문에 미국 관세 대상이 아니며, Evolysee 필러와 달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레티보, 美 시장 공략 본격화…주보와 차별점은?

반면 휴젤은 지난 3월 레티보의 미국 판매를 본격화하며 후발주자로서 초기 시장 안착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진출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미국 매출이나 시장점유율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톡신·필러의 북미+남미 매출이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급증한 것을 미뤄봤을 때 미국 매출 기여도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휴젤은 미국 유통 파트너사로 베네브(BENEV)를 낙점했다. 기존 미국·유럽 파트너사인 크로마파마(CROMA-PHARMA)와 합작 설립한 뒤 100% 자회사로 전환한 ‘휴젤 아메리카’(HUGEL AMERICA)를 활용해 직접판매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미국 내 기반이 강한 현지 유통업체가 조기 시장 안착에 유리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네브는 히알루론산(HA) 필러, 레이저, 톡신 등 미용 시술 제품 포트폴리오에 특화된 업체다.

휴젤과 베네브는 3년 내 미국 내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국산 보툴리눔 톡신 2개가 맞붙게 된 셈이다. 주보가 미국 시장에서 젊은 세대의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레티보는 가격경쟁력과 품질, 안전성을 강조하는 한편, 의료진을 중심으로 메디컬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택했다.

파트너사인 베네브 역시 메디컬 마케팅에 특화된 업체이다. 베네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 제조 시설부터 미용 브랜드, 교육,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까지 갖춘 업체이다. 판매뿐 아니라 브랜드 캠페인, 의료진 교육을 병행할 수 있어 레티보의 빠른 시장 안착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이다 보니 의료진과 고객을 대상으로 인지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빠르게 침투하고 있고 구매처도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티보, 中·美 동시 성장…나보타, 中 시장 진입 지연

휴젤은 지난 6월 레티보의 미국향 선적이 원활하게 진행돼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휴젤은 2분기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 2001억원, 영업이익 95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51.4%로, 판매관리비 효율화와 수출 증가 영향이 컸다.

미국향 톡신은 확정된 물량이 분기마다 순차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이므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올해 3분기 내 브라질 선적도 진행되며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레티보는 미국 외에도 중국, 대만, 유럽 등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지역별 리스크가 분산돼 실적 안정성이 뒷받침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미국 시장에서 주보와 레티보를 비교하기엔 체급 차이가 크겠지만 현지에서 레티보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성장 잠재력은 풍부해보인다”고 언급했다.

미국 다음으로 거론되는 빅마켓인 중국에서 레티보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중 유일하게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레티보는 2020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최초로 중국 판매허가를 획득해 진출 첫 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2021년 1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신청한 나보타 품목허가를 지난달 30일 자진 취하했다. 빠른 시일 내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지만 중국에선 휴젤과 격차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휴젤에 대해) 전년 대비 미국 매출 100% 이상 성장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며 “기존 예상 대비 높은 미국 매출 추세를 반영해 미국 매출 추정지를 2025년 297억원, 2026년 628억원으로 각각 29%, 21% 상향하며, 매 반기 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 파트너사(사환제약)의 의료미용 사업부 성장 추세를 반영해 중국 매출도 2025년 362억원, 2026년 403억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애브비, 에볼루스 등 주요 경쟁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대비 톡신 매출 감소와 함께 전반적인 소비 심리 둔화가 언급되나 품목에 대한 선호도는 유지한다”며 “출시 초기인 레티보에 대한 관심도(구글 트렌드)는 고점을 갱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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