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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다운] 대웅제약, 실적 기대와 보톡스 소송 우려 공존
  • 에볼루스 합의금 지불, 1분기 회계에 털어내
  • 美 수출 재개 나보타, 올해 600억 매출 예상
  • 펙수프라잔 하반기 국내 신약 34호 탄생 기대
  • 보톡스 새로운 소송 “당장 주가 영향은 없어”
  • 등록 2021-06-15 오후 5:09:40
  • 수정 2021-06-15 오후 5:09:40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추가로 제기된 2건의 미국 보톡스 소송에 대한 우려를 마주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새로운 소송이 당장 대웅제약 실적과 주가에 심대한 악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3개월 대웅제약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16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달 공매도가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보톡스 3자 합의 이후 회복한 주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성장세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1분기 매출액 2417억원,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5.8%, 1480.8%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은 에볼루스 관련 비용 빅 배스(Big bath) 단행으로 23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빅 배스는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회계 처리를 뜻한다.

대웅제약은 미국 나보타 판매사 에볼루스에게 합의금과 1바이알당 로열티를 일정 부분 지원하기로 했다. 총 582억원을 1분기 한꺼번에 영업외비용 처리했다. 당장 2분기부터 내년 9월까지 관련 비용이 더 이상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게 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올해 나보타의 최대 실적 갱신도 전망된다. 지난해 나보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액 504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에서 204억원, 수출 300억원이다. 수출 금지 기간이 있었던 1분기에만 벌써 국내 75억원, 수출 79억원, 총 154억원 매출을 올렸다. 미국 코로나 백신 접종이 탄력을 받으면서 2분기부터 나보타 수출액은 분기당 1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와 수출액 합쳐 단일 품목으로만 연매출 600억원 이상이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보톡스의 마진은 약 50% 정도다.

연구개발(R&D) 이벤트도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의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의 P-CAB 제제 케이캡이 경쟁 약물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 외래처방에서만 매출 725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식약처에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3분기 품목허가가 나오면 국내 신약 34호의 탄생이다”며 “허가가 일정대로 나온다는 전제하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펙수프라잔은 전 세계 바이오 시장 1위 미국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지분 5%를 계약금으로 받았다. 이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때까지 8.5%의 지분을 추가로 받게되며, 기술료 4억3000만달러(약 4800억원)와 로열티는 별도다.

대웅제약 측은 “한국 임상 1상 데이터로 코카시안과 한국인에서 약효의 차이가 없음을 이미 입증했으며, 이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파트너사 뉴로가스트릭스가 내년 미국 임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오사 팬텀이 P-CAB 제제를 도입하고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 1조원 규모다. 대웅제약의 확보한 지분도 이와 비슷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메디톡스가 새롭게 제기한 미국 소송 2건은 주가와 성장성에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미국 소송 비용으로 350억원을 사용했으며, 이번 소송 2건 모두 당사자로 들어가 있다. 대웅제약 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만큼의 큰 소송비용은 들어가진 않는다. ITC는 양사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제도가 있어서, 자료 분석하는 비용이 크게 들어갔다. 일반적인 소송에선 비용이 많이 안 든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당장 대웅제약에 악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소송에서 나보타의 판매 금지 가능성 때문에 주가 급등락을 반복했는데, 결국 합의를 통해 나보타 판매 재개로 마무리됐다”며 “추후 소송에서도 나보타 미국 판매에는 문제되지 않을 거라고 보고 투심에 악영향까지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추가 소송이 언제 본격화될지 알 수 없지만, 양사 모두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타격을 받을 거라고 예상한다. 대웅은 제약회사다. 실적도 꾸준히 유지했으며,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해 초 마무리된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실질적으로 잃은 건 재판 비용과 에볼루스 합의금 등 현금정도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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