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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분석]메디톡스, 진짜 실리까지 챙긴 합의일까
  • 에볼루스 상장폐지? 결코 메디톡스에 좋은 일 아냐
  • “3자 합의, MT10109L 미국 출시를 앞당기는 촉매”
  • 사실상 미국·유럽 매출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
  • “美·유럽 진출에 꽃놀이패 확보...필러 판매 기대감↑”
  • 등록 2021-02-23 오후 5:37:58
  • 수정 2021-02-23 오후 9:16:56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합의 안 했으면 에볼루스는 상장폐지 갔을 텐데...”

이번 에볼루스. 엘러간(현 애브비), 메디톡스 3자간 합의를 두고 제약업계에서 나온 말이다. 증권가 반응도 엇갈렸다. KTB투자증권은 22일 ‘중장기 위너는 나보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합의 로열티가 기대보다 낮다”며 “엘러간 역시 미국 내 미용용 톡신 시장에 후발 주자 진입을 허용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에선 “실리까지 챙긴 합의”라며 “합의로 메디톡스는 상당한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며 메디톡스를 치켜세웠다.

[자료=하나대투증권]
메디톡스는 지난 19일 대웅 나보타(미국명 주보) 판매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의 완전 해결을 위해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 에볼루스와 3자간 합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는 단돈 7만5000원에 에볼루스 지분 16.7%를 취득함과 동시에 에볼루스사의 나보타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에볼루스 상장폐지? 결코 메디톡스에 좋은 일 아냐

합의 내용을 두고 증권사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제약업계는 냉담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선 모두가 승리자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보기엔 모두가 패자다. 합의하지 않고 미국 내 판로를 막아버렸다면 나보타 단일품목만 유통하던 에볼루스는 상장폐지까지 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당초 일방적인 메디톡스 승리로 귀결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ITC 판정이 21개월간만 미국 내 나보타 판매금지로 결정났다”면서 “미국 내 불확실성이 사라진 대웅제약도 이번 소송 과정에서 자신들의 무혐의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자”라며 혹평했다.

반면 에볼루스는 21개월간 ITC 수입금지 명령해제로 미국 내 나보타 판매재개에 따른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또 주주소송 리스크에 벗어났고 답보상태에 놓였던 유럽 파트너십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무주공산에 놓일뻔 했던 미국 저가형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수성할 수 있게 돼 이번 합의의 진정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일부 전문가들은 요목조목 반박하며 메디톡스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다.

우선 에볼루스 상장폐지가 결코 메디톡스에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엘러간사가 미국내 점유율이 70~80%에 이른다”면서 “미국에서 엘러간에 대해 의사들이 반독점법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내 반독점 부서 신설을 검토 중이다. 반독점 규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에볼루스 상폐는 메디톡스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번 합의로 반독점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반박했다. 1등 엘러간 입장에선 2등이 꼭 필요하단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반독점 정책을 총괄하는 ‘반독점 책임자’ 자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3자 합의, 이노톡스 미국 출시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 할 것”

에볼루스가 미국내 판매를 재개하면서 지지부진한 MT10109L의 미국 출시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위 업체인 에볼루스가 미국에서 나보타를 팔면 1위 업체인 엘러간 입장에선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MT10109L 미국 출시를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액상형 제제인 ‘MT10109’를 엘러간에 기술 수출했지만 아직까지 제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엘러간에서 MT10109L를 출시하면 메디톡스는 별도 로열티를 수취하게 된다.

[자료=미국 증권거래소]
또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는 사실상 미국·유럽 매출이 발생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으로 해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에볼루스가 미국·유럽 현지에서 판매하는 나보타에 로열티를 받게되면서 해당 지역의 간접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디톡스는 엘러간으로부터 마일스톤 형식으로 받는 기술수출료 외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75%에 해당되는 미국·유럽지역 매출이 전무하다.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는 전세계 6조원~7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중 절반(3조원~3.5조원)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유럽 25%, 그 외 나머지 국가에서 25%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합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도 살펴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고위관계자는 “에볼루스 2대 주주 지위에 올라서면서 향후 엘러간·에볼루스 가운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측과 손잡고 미국·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메디톡스가 꽃놀이패를 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보톡스 시장에서 바늘과 실처럼 보톡스와 필러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라면서 “멀리봐선 나보타 단일 품목만 판매중인 에볼루스에 메디톡스 필러를 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웅제약 측은 이번 3자간 합의에 대해 내부평가를 묻자 기존 발표한 내용 외 별도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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