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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 조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대사질환이다. 심한 경우 신장, 눈, 신경 등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당뇨환자들은 채혈기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고 수기 기록으로 모니터링, 직접 인슐린 주사를 놓아 건강을 관리했다. 이제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신체에 부착해 휴대폰 앱(app)으로 실시간 혈당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됐고 나아가 인슐린 펌프 패치를 착용해 앱을 통한 인슐린 주입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전과 대비해 당뇨인들의 편이가 크게 개선되었지만, 실생활에서 여전히 혈당이 치솟을 때마다 인슐린 투입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은 남아있다. 나아가 평생 사용해야 하는 장비이지만 교체비용이 고가인 점이 부담이다.
최근 국내에는 이 두 가지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겠다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바로 미국 의료기기 ‘골리앗’ 회사 메드트로닉에서 연구개발(R&D) 팀장을 지낸 박성민 대표가 창업한 큐어스트림이다. 큐어스트림은 소모품 교체형 인슐린 펌프 패치를 개발해 유지비용을 낮추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를 다양한 CGM 벤더와 연동시켜 실시간 혈당에 따라 주입해야 할 적정 인슐린 용량을 자동 주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는 아이센스(099190)의 CGM을 쓰고 있다.
이데일리는 4일 박성민 큐어스트림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제품 상용화 타임라인과 보험수가 확보 계획을 들었다.
 | 박성민 큐어스트림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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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모듈형 패치펌프 빠르면 연말·AI 알고리즘은 2026년 출시 “주워담지 못할 말은 하기 싫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조심스레 내년 초 인슐린 펌프 패치 출시와 향후 탐색임상을 통한 인공지능(AI) 솔루션 출시에 대해 얘기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인슐린 펌프 패치 자체는 미국 인슐렛의 옴니팟, 국내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 등 이미 상업화된 비교군이 있는 터라 알고리즘을 제외한 인슐린 펌프 패치 제품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시판이 가능하다. 기존 상업화된 펌프들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앱을 통해 조작할 수 있고 경쟁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무게에 생활방수가 가능하다. 충전시간은 한 시간, 지속시간은 3.5일이다. 소모품 칩셋을 사용해 한 펌프를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AI를 이용한 인슐린 주입 ‘완전자동화’ 서비스는 탐색임상으로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일차적으로 검증하고 이후 확증임상을 통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임을 검증한다. 규제기관과의 소통이 관건이다.
박 대표는 “완전자동화 서비스는 당사가 세계최초로 시도하는 퍼스트무버(first-mover)인 점에서 규제기관과 근거자료를 함께 만들고 있다”며 “탐색임상 계획은 모두 세워둔 상태이고 피험자들은 병원 내에서 의료진의 관찰 하에 안전히 진행한다. 당장 2형 당뇨 탐색임상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약 20명의 피험군을 대상으로 3일간 병원에 체류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더욱 고도화된 내용을 진행하고 싶은 환자들의 경우 추가 2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1형 당뇨 환자 대상 탐색임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탐색임상에서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하면 내년 초 확증임상을 통해 2026년 상·하반기에 AI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휴대폰 앱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매출 목표 30억…7조원 글로벌 시장 정조준 제품 출시를 통한 매출은 내년 기준 30억원을 예상한다. 박 대표는 “상용화되어 있는 패치형 인슐린 펌프 대비 4분의 1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을 출시하여, 당뇨 환우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큐어스트림이 조준하는 글로벌 시장은 인슐린 펌프 패치로만 보면 7조원, 전체 당뇨 케어 디바이스 시장으로 보면 74조원 규모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시장 전망 조사 업체의 결과를 종합하면 글로벌 인슐린 펌프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52억 달러(약 7조 2000억원)에서 2030년대까지 연평균 성장률 8~17%에 이르는 고성장이 예측된다. 특히 패치형 인슐린 펌프는 2025년경 전체 시장의 약 54.6%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아가 시장조사기관 GM인사이츠에 따르면 자가혈당측정기,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전달 장치(인슐린 펌프, 인슐린 펜 등), 소모품(시험지, 랑셋, 펜 니들, 주사기 등)으로 구성된 전세계 당뇨 케어 디바이스 시장은 2024년 약 535억 달러(약 74조원)이며 2025년에는 592억 달러, 2034년에는 1675억 달러(약 233조원)에 각각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박 대표는 “(당사는) AI진단, AI신약이 아닌 AI치료 회사”라며 “의료에 있어 AI란 자동화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의 전체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솔루션이다. 올 12월께에 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 내용에 따라 산업이 어느 정도 정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는 병원 내 혈당조절 자동화에 기여하고 싶다”며 “병원에 가면 췌장을 떼어낸 중환자들도 있다.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 조절이 안되는 이가 많은 셈이다. 지금은 의료진이 일일이 혈당조절에 투입되고 있지만 연속혈당측정기와 큐어스트림의 디바이스,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인력자원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작은 비용을 넣어서 큰 비용을 줄이는 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7년 상장 계획 한편, 큐어스트림은 2019년 12월 박성민 대표가 창업했다. 박 대표는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전자공학 학·박사를 졸업했다. 2006년 메드트로닉 R&D 팀장으로 MRI에서 작동가능한 완전이식형 심장제세동기를 개발했고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디지털헬스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 포항공대로 소속을 옮겨 2023년부터 무은재 석좌교수를 지내고 있다. 큐어스트림은 포항공대 교원창업으로 설립했다.
회사의 최근 투자유치는 올 8월 최종 클로징한 125억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다. 기존 투자자인 위벤처스, 신용보증기금이 후속투자했고 신규투자자로 우리벤처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데브시스터즈벤처스, 비비드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가 합류해 총 8곳이 투자했다.
시리즈 A 투자유치 후 박 대표의 지분율은 44%이며, 향후 시리즈 B 라운드를 마지막으로 2027년 상장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주관사를 선정한다.
 | 큐어스트림 직원이 패치 디바이스 착용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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