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이 뇌 아밀로이드 혈관 병증(CAA)에서 기존 항체 주사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효능의 차별성이 뚜렷하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CAA는 독성 단백질이 뇌혈관 벽에 쌓여 혈관 파열이나 출혈 등의 위험을 높이는 질환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50% 이상에서 동반된다.
아리바이오 뇌과학연구팀이 한림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AR1001은 뇌혈관 장벽 보호 및 혈관 안정화, 뇌 독성단백질 축적 완화 작용으로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특정 유전자(인간 ApoE4)를 탑재한 알츠하이머 모델 쥐에게 AR1001을 투여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현저히 감소하고, 미세 아교 세포 활성과 뇌혈관 신경 단백질(CLN-5) 발현이 증가해 뇌 장벽(BBB) 누수 현상이 개선됨을 확인했다. 해마 내 독성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 침착 역시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인지기능도 회복됐다.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최근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항체 치료제는 뇌 독성단백질 제거 효과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아리아 (ARIA, Amyloid Related Imaging Abnormalities)’라는 심각한 부작용 유발 가능성이 지적돼 왔다.
실제 단일 항체 치료제의 임상연구에 따르면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 의심 환자군은 일반 환자군에 비해 뇌 부종 (ARIA-E) 또는 뇌 출혈 (ARIA-H)의 발생률이 2~3배 이상 높았다. 일부에서는 치료 중 치명적인 출혈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기관은 항체 치료제에 대해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Black Box Warning)하고 정기적 MRI 모니터링을 의무화했다. 특히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 고위험 환자의 경우 치료 회피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반해 AR1001은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 (PDE5) 억제제 기반 경구용 치료제다. 뇌 독성단백질 자체를 급격히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뇌 혈류 개선 △뇌혈관 장벽 안정화 △신경 염증 억제 △뇌세포 보호 등의 다중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병리적 변화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현재 미국, 유럽, 한국 등 13개국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45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을 진행 중이다. 피험자 목표치인 1,150명을 초과 달성하여 환자 모집을 조기 완료했다. 2026년 상반기 중 최종 톱 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이학박사)는 “먼저 허가를 받은 단일 항체 치료제는 주사제로 뇌 독성단백질을 강력하게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뇌부종과 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어 CAA 병증을 가진 환자에게 특히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 며 “경구용 치료제인 AR1001은 CAA와 같은 혈관성 병태를 동반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도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어 향후 이를 반영한 후속 임상과 적응증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아리바이오 AR1001은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로부터 ‘임상적 잠재력이 가장 높은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평가받아 향후 글로벌 국가 독점 판매권 계약과 국산 블록버스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현재 아리바이오는 상장사 소룩스(290690)와 합병을 추진 중이며 양사의 합병기일은 오는 8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