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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1일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밝힌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 주가가 상한가에 근접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2곳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에스티팜(237690)이 10% 가까이 상승했다. 진시스템(363250)은 인도 기업과 맺었던 판매·공급 계약이 해지되면서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주가.(사진= 네이버 증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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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구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주가는 705원(26.01%) 오른 3415원에 장을 마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전날(6월 30일) 오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이정규 대표 외 7인이었던 최대주주는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외 1인으로 변경된다. 이들 소유 주식수는 3062만7872주이며, 지분율은 약 37%가 된다. 1일 이와 병행해 진행하는 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도 납입 완료됐다.
파라택시스 홀딩스는 파라택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Parataxis Capital Management LLC)의 계열사로, 2019년 설립된 디지털 자산 분야에 특화된 헤지 펀드다. 본사는 뉴욕에 있다. 파라택시스 홀딩스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진(Edward Chin)은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오는 8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정규 대표이사를 제외한 기존 이사 및 감사 전원 사임 후 양수인이 지정한 신규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사내이사로 남아 기존 개발하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 예정 신규 사내이사는 에드워드 진 파라택시스캐피탈 최고경영자, 앤드류 김 신임 대표, 홍준기 보고펀드랩스 대표다. 이 외 사외이사로 최충인 법무법인 유한 세종 선임외국변호사, 감사로 황현일 법무법인 유한 세종 파트너 변호사가 예정돼 있다.
나아가 브릿지바이오는 정관변경을 통해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의 운용업,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연구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명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할 것을 시사했다. 기존 바이오신약개발 사업은 회사 내 한 부문으로 축소된다.
브릿지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NRDO’를 사업모델로 내세운 바이오 기업이다. NRDO는 될성부른 신약 후보 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해 중간 개발 후 기술이전 매출을 내는 사업 구조를 말한다. 상당한 인력과 시간, 비용이 소모되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단계를 건너뛰기 때문에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기존에 없던 바이오 사업 모델과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내면서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상장 후 1년 뒤인 2020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가 권리반환됐고 2023년 2월엔 대웅제약에 기술이전했던 궤양성 대장엄 치료제 ‘BBT-401’이 국내 2a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했다.
결국 지난 3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으며 관리 종목에 지정됐고 경영권을 넘기기에 이르렀다.
다만 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브릿지바이오가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재무 건전성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브릿지바이오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경영권 매각 계약 전날인 지난달 18일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408억원에서 1837억원이 됐다.
글로벌 계약에 활짝 에스티팜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400원(9.61%) 오른 8만4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글로벌 바이오텍 기업 두 곳과 총 1825만달러(한화 약 249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에스티팜 주가.(사진= 네이버 증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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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은 심혈관질환 상업화용 2026년 1차 공급(1656만달러, 약 225억원)과 대사질환 치료제의 신규 임상용 공급(169만달러, 약 24억원)으로 구성됐다. 납기는 각각 내년 5월과 올해 12월까지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TIDES USA, 바이오 USA 등 연이은 글로벌 학회 발표 및 파트너링 미팅과 제2올리고동 완공을 앞두고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텍 기업들로부터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스티팜은 올해 상반기에만 9건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따냈고 이에 따른 수주잔고는 44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는 지난해 연말 기준의 수주잔고를 91% 규모로 넘어섰다. 올해 역대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이번 바이오 USA에서는 리보핵산(RNA) 치료제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기반 유전자 편집기술 등 유전자치료제(Genetic Medicine)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RNA 치료제 분야에서는 RNAi, mRNA, RNA editing 기술이 주목받았으며 그 외에도 세포·유전자 치료제(cell & gene therapy), 유전체 편집(genome editing), 오가노이드, 인공지능(AI) 합성 등 다양한 차세대 플랫폼 기술들이 활발히 논의됐다.
에스티팜은 학회 기간 중 보스턴 소재 고객사를 방문해 총 74건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기대컸던 인도 계약 해지에 울상 진시스템 주가는 이날 1690원(21.23%) 하락한 6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도 기업인 제네틱스 바이오텍 아시아(Genetix Biotech Asia Pvt. Ltd)와 체결한 판매·공급 계약 해지 소식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진시스템 주가.(사진= 네이버 증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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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날 해지 소식을 공시를 통해 알렸다. 해지 사유는 주요 계약조건(선급금 지급) 불이행이다. 진시스템은 “계약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기한 내 선급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계약 상대방의 지급 불이행으로 계약 해지 됐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당초 계약기간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오는 2027년 3월 28일까지였다. 하지만 이날 진시스템이 제네틱스 바이오텍에 해지공문을 통보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해지 금액은 약 295억원(2000만달러)로 계약금 전액이다.
앞서 진시스템은 올해 1월 인도 결핵퇴치 정책과 맞물려 295억원 규모의 공급 역대 단일 최대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2023년 매출액 대비 3286.63%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당시 진시스템은 인도 대규모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빠르게 분기 기준 흑자전환 달성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 해지로 향후 매출과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