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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의료 수술로봇 기업인 엔도로보틱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사 제품 로보페라(ROBOPERA™)에 대한 FDA 510(k) 허가를 최종 승인받았다. 엔도로보틱스는 특히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인튜이티브사의 다빈치 로봇과 같은 ‘NAY’ 코드 승인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국산 기술이 단순히 기존 기기를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규제 당국의 인정을 받은 사례여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회사가 진행 중인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유치도 연내 순조롭게 마무리할 전망이다.
 | 엔도로보틱스의 내시경 수술로봇 ‘로보페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NAY’ 코드 승인을 받았다.(사진=엔도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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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NAY’ 코드 승인 성과·미국 시장 본격 진출 엔도로보틱스의 내시경 수술로봇 ‘로보페라’가 획득한 FDA 허가는 제품 코드 ‘FDF’, ‘FDS’, ‘NAY’에 해당한다. 이 중 특히 주목할 점은 ‘NAY’ 코드다. 해당 코드는 내시경 및 복강경 시술에서 활용되는 로봇 수술기기에 부여되는 분류 코드로, 단순한 액세서리 수준을 넘어 능동적으로 내시경 중재 시술을 수행하는 차세대 로봇 기술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인튜이티브 사의 다빈치 로봇이 이에 해당한다.
엔도로보틱스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 최초로 이 ‘NAY’ 코드를 획득했다. 국산 내시경 수술로봇이 FDA로부터 로봇 보조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규제의 가장 높은 문턱 중 하나를 돌파했음을 의미한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적·규제적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간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은 미국 기업이 주도해 왔지만, 많은 미국 기업들 조차도 차세대 시장인 내시경 수술로봇 분야에서는 기술적, 허가적 장벽을 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왔다. 엔도로보틱스는 이번 FDA 승인을 발판 삼아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 및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병원과 전문 클리닉에서 국산 내시경 수술로봇 제품인 로보페라가 실제 시술에 활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곤 엔도로보틱스 대표는 “올해 매출이 10억원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은 선별적으로 납품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본격 매출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밸류 1200억…300억 규모 시리즈 C ‘멀티클로징’, 11월 마무리 예상 엔도로보틱스는 2019년 홍대희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제자인 김병곤 공동대표와 창업했다. 상용 내시경에 탈부착할 수 있는 수술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절제없이 내시경 수술로 소화기 내 조기 암 또는 선종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국내는 내시경 분야 의료진의 손 기술 및 경험이 우월하기에 수술로봇의 니즈가 크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각광받는 기술이다. 국내 의료진의 기술력은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 월등한 의료진 덕에 로봇기술의 개발속도 면에서는 해외 대비 유리하기도 하다.
엔도로보틱스는 2019년 시드 1억원, 팁스 선정 7억원, 2020년 프리 A 10억원, 시리즈 A 48억 5000만원, 시리즈 B 110억원을 조달했다. 작년 5월 정부과제 선정으로 20억원 정도의 투자 및 출연금을 받으며 RCPS를 추가발행했다. 현재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를 진행 주이며 계획대로 마무리하면 누적 투자금은 약 500억원이 된다.
이번 라운드에는 엔도로보틱스의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과 더불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O사가 전략적투자자(SI)로 신규 참여한다. O사는 100억원 규모로 투자해 이번 라운드를 리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클로징 형태로 일부 기관은 10월 중 납입, 나머지는 늦어도 11월에는 납입하는 일정이다.
엔도로보틱스의 프리밸류는 2021년 시리즈 A 라운드 160억원→2023년 시리즈 B 라운드 340억원→이번 시리즈 C 라운드 1200억원으로 꾸준히 상향했다. 이번 시리즈 C 라운드에서 2년 전 대비 3.5배 프리밸류를 상향한 배경에는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매출이 발생하는 점이 감안됐다. 이번 시리즈 조달금으로는 대량생산을 통한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도로보틱스와 비교되는 미국 스타트업인 넵튠메디컬, 엔도퀘스트로보틱스 등은 5000억원대 몸값으로, 사업단계는 유사하나 기업가치가 배로 차이난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엔도로보틱스가 매력적인 투자처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엔도로보틱스의 주요 FI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 고려대학교기술지주, 케이넷투자파트너스, 패스파인더H, 케이그라운드벤처스, 세진메탈, 서울산업진흥원(현 서울경제진흥원), 한국기업가정신재단, 프리미어파트너스, 엘앤에스벤처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동훈인베스트먼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