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기술이전 80건, 글로벌 기술이전 중 200억원 이상 규모 54건 및 1000억원 이상 규모 32건. FDA, EMA 신약승인 4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보건복지부(복지부) 산하 범부처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오는 2030년까지 세운 목표다. 지난 2021년 1월 출범해 2030년 12월까지 운영하는 10개년 사업기간에서 올해로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17일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국가신약개발재단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영민 KDDF 단장은 “일몰 사업이 되지 않고 연속성 있는 지원을 펼칠 수 있도록 피력 중”이라며 “한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을 꿈꿀 수 있는 배경은 뛰어난 인재,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환경과 열의, 경쟁심이다. 작은 바이오텍들이 큰 딜을 해낼 때 질투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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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단장은 전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의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 의약학단장을 거쳐 대한면역학회 회장, HLB(028300)사이언스 기술고문, 건국대 의생명과학연구원장, 과기부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MRC) 센터장 이후 2024년 3월 KDDF 2대 단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1년간 박 단장이 추진한 주요 전략은 △신규타겟, 모달리티 등 혁신 신약 개발과제 확대지원; 현정부 12대 전략기술 △병목구간 해소를 위한 지원 강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확대(BRIDGE, ACT, CMC 지원 및 교육, RA 교육, Young BD 교육, 특허 컨설팅 등) △연구개발 체계의 선순환 연구주체간 연계구조 확립이다.
그간 실적도 쌓았다. 선행사업단(2011년~2020년)에서부터 지원한 신약 R&D 과제들에서 5개의 신약결과를 도출했다. 국산 신약으로 촉망받는 엑스코프리(SK바이오팜), 케이캡(HK이노엔), 렉라자(유한양행), 펙수클루(대웅제약), 테르가제주(알테오젠)가 모두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은 작품들이다. 선행사업단에서 단계별 진행하던 과제들이 현행사업단에서 성과가 나고 있는 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약개발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박 단장은 “(이들 약품이) 몇 년 후엔 KDDF가 목표로 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지금 지원하는 약물들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업단은 출범 후 4년 동안 누적 423개 과제를 선정했고 올해엔 총 128개의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적시지원을 위해 연 2회 신규과제를 선정하고 있으며 평균 경쟁률은 5:1이다.
 | (자료=KD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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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물질 발굴부터 임상 2상 신약개발까지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타겟단백질분해제(TPD) 및 분자접착제(MolecularGlue),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규타겟/신규모달리티(Novel Target/New Modality)에 관심이 크다. 타 국가사업과 중첩을 피하기 위해 일부 감염병, 치매치료제, 재생의료, 백신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작년 KDDF 지원 과제 비중은 리드물질 발굴이 가장 큰 27%를 차지했고 후보물질 발굴이 22%, 비임상과 히트물질 발굴이 20%로 동률이었다. 이어 임상 1상이 8%, 임상 2상이 3%를 차지했다.
김순남 R&D 본부장은 “임상 3상은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이 아니다. 정부 자금으로 하기에 너무 규모가 크며 3상까지 간 약은 성공확률이 높으니 글로벌 파트너를 통한 공동개발을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사업 기간이다. 현재 사업계획에 따르면 2030년 사업단 청산까지 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들만 지원할 수 있다. 신규과제를 2030년에 뽑아서 몇 개월만 진행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때문에 KDDF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약 2년가량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김 R&D본부장은 “선행사업단은 2020년 9월 8일 사업이 종료되었고, 당시 과제들은 이보다 앞선 6월 말까지 종료할 수 있게끔 목표를 수정해서 마쳤다. 이후 현재 사업단이 2021년 1월 출범했다. 사업단으로서는 단 6개월의 차이지만, 지원받는 이들 입장에서는 정부지원에 2년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어 이 부분에서 해결책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KDDF의 10년 예산은 2조1758억원으로, 정부 출연금이 1조4747억원, 민간투자금이 7011억원이다. 이재형 경영본부장은 “매년 1300억~1600억원 수준의 예산집행이 가능하다. 정부 출연 기금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으로 짜인 것으로, 해마다 예산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외적으로도 국내 바이오텍에 재무적으로 조력할 수 있는 내용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전복환 사업화본부장은 “글로벌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초청해 국내에서 투자나 공동개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작년에는 165건 파트너링 미팅이 있었고 올해 행사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의 CVC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