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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1조 신사업...한국코러스, 스푸트니크 못 접는 이유
  • 1조 매출 예상되던 스푸트니크 사업
  •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사업 지속 가능성 불확실
  • 러시아 대금 지급 능력 의문, 포기 기업 속출
  • 한국코러스, 생산시설 완공·500만회 초도생산까지
  • 사업 포기 시 후폭풍 거셀 듯
  • 등록 2022-05-31 오전 9:36:42
  • 수정 2022-05-31 오전 9:36:42
이 기사는 2022년5월31일 9시36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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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러시아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이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사업에 나섰던 일부 기업들은 사업 포기를 선언하거나, 주력 사업에 복귀하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 사업 중단은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코러스는 이수앱지스, 보령바이오파마, 큐라티스, 제테마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백신 위탁생산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 11월 한국 내 스푸트니크 백신생산 사업을 발표하면서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4월 한 증권사는 리포트를 통해 한해동안 총 8억775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당시 한국코러스는 연말까지 1억5000만 도스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백신접종 비용 19.5달러, 마진율 30%를 적용한 결과치라는 게 리포트 설명이었다. 스푸트니크 사업 전망과 한국코러스 IPO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지난해 4월 23일 한국코러스 주가는 16만2500원까지 상승했다. 당시 시총은 1조946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30일 장외주식거레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날 한국코러스 주가는 6150원으로 지난해 4월 23일 이후 약 1년만에 96% 감소했다. 시가총액도 737억원에 불과하다. 스푸트니크 위탁생산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기대했지만, 장기간 본격화되지 못하자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코러스가 생산한 러시아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사진=한국코러스)
1년 6개월간 공회전...그래도 포기는 없다

한국코러스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스푸트니크 사업은 지난 1년 6개월간 공회전이다. 스푸트니크는 2020년 8월 11일 러시아 정부가 허가해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타이틀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은 품질관리 미흡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고,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관련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스푸트니크 심사를 중단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종근당바이오(063160), 바이넥스(053030) 등이 탈퇴했고, 프레스티지바이오가 주도한 스푸트니크 컨소시엄 멤버였던 휴온스글로벌(084110)은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한국코러스 측은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사업 포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백신 사업 상황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사업을 위한 준비를 끝낸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사업을 접기에는 아쉽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사업을 포기한 기업들은 우리와 달리 사업 초기 단계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즉 스푸트니크 사업을 위해 시설투자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됐고, 이런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사업을 중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코러스는 지난해 스푸트니크 사업에 올인했다. 위탁생산을 위해 춘천공장에 관련 설비 등 시설투자가 이뤄졌고, 지난해 10월에는 500만회 분(100만병)을 초도생산했다. 한국 코러스 측은 시설투자와 백신초도 생산에 소요된 비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스푸트니크의 경우 유통기한이 1년이기 때문에, 올해 10월까지 백신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500만회 분 생산비용과 폐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한국코러스는 지난해 매출 약 302억원, 영업손실 약 2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억9000만원에 불과하다.

대금 결제 불투명...“사업 지속 사실상 불가능”

스푸트니크 위탁 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대금 지급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내린 가운데, 백신 위탁생산에 따른 대금을 러시아가 지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코러스가 초도 생산한 500만회 분 백신 생산 비용과 폐기 비용 역시 러시아 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스푸트니크 사업에 나섰던 기업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사업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러시아 측의 대금 지급이 가능하냐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전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신 위탁생산도 어렵고,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고 해도 러시아 측으로부터 대금을 원활하게 지급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가에 루블화로 결재키로 했는데, 이럴 경우 환차손을 떠안을 수 있어 스푸트니크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코러스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러시아가 한국코러스에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루블화 결재 등의 우려 때문에 연초에 러시아 쪽과 협의했다. 우리 쪽에서 해당 국가로부터 직접 대금을 지급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 사업을 위해 생산시설에 상당한 투자를 했고, 백신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푸트니크 사업을 포기하면 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며 “스푸트니크 사업 포기시 투자자들의 반발과 주가 하락은 불보 듯 뻔한 일이다.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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