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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수년째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적자도 매년 확대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캐시카우 신사업보다는 허셉틴 시밀러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고, 지난해 종속기업으로 포함된 자회사 성과를 통해 의미있는 실적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는 2분기까지 누적 매출 0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4기(2018년 7월~2019년 6월) 약 20억원을 기록한 이후 5기(2019년 7월~2020년 6월), 6기(2020년 7월~2021년 6월), 7기(2021년 7월~2022년 6월) 등 3년 동안 전무했다. 올해도 매출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적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4기 약 388만 달러 △5기 909만 달러 △6기 1618만 달러로 확대됐고, 올해는 반기만에 2186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상장 후에도 매출은 없고, 영업적자는 확대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설립된 바이오시밀러 등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이다. 당초 목표로 했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및 허가 작업이 지연되면서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러시아 전쟁에 허가심사 철회까지...개발 일정 차질올해 3월 기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신약 등 총 14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상장 당시 낸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유럽 허가 심사 중이던 허셉틴 시밀러는 그해 미국 허가 신청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부정적 의견을 받으면서 허가 신청을 자진철회했다. 아바스틴 시밀러도 2021년 유럽과 미국 허가 신청을, 휴미라 시밀러는 2024년 1분기 유럽 및 미국 허가 신청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 이런 목표치가 지켜진 것은 전무한 상황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러시아 전쟁 등으로 일정 지연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임상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허셉틴 시밀러는 올해 상반기 유럽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고, 빠르면 하반기 내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셉틴 시밀러는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파이프라인 중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의약품으로, 지난해 지적받았던 부분도 보완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보완된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의약품청(EMA)와 철저한 사전 점검 과정을 거쳐 허가 심사를 신청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사전미팅을 마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도 충분한 준비를 완료하는 대로 제출할 것”이라며 “당사는 원가 절감을 위한 대체원료 개발 등 공정 개발에 힘쓰고 있다. 허셉틴 시밀러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6~1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셉틴 시밀러 외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바스틴 시밀러는 지연됐던 임상 3상이 환자 모집을 거의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휴미라 시밀러는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이후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매출 발생 당면 과제...허셉틴 시밀러 10% 점유율 가능할까이 회사는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에서 목표로 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지속기업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는 허셉틴 시밀러 매출과 지난해 종속기업으로 포함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를 통한 연결 매출 인식을 일단 해결책으로 꼽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당사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판매 노하우를 갖춘 기업과 제휴 관계를 통한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상업화 전에도 계약조건에 따라 계약금 또는 마일스톤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빠른 경영성과는 허셉틴 시밀러로부터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9월 증자를 통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종속기업으로 포함돼 위탁개발생산(CDMO) 경영 성과에 따른 매출을 연결 매출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허셉틴 시밀러 ‘HD201’은 알보젠, 아빅(Abic), 씨플라(Cipla) 등 해외 기업과 다양한 유통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출시가 돼야 마일스톤 등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허셉틴 시밀러 허가 획득이 우선인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 목표인 10%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따져봐야 할 문제다. 2018년 첫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이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6개사 제품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HD201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속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을 영위중이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약 16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영업적자는 약 366억원에 달한다. 결국 두 회사 모두 혁신적인 실적 업그레이드 없이는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상장 5년 후 매출 50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다만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생산시설을 활용해 최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회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의거, 매출액에 따른 관리종목지정을 검토하게 되는 첫 재무제표는 2027년 사업보고서(기준일 27년 6월 30일)이다. 일정을 보수적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해당 회계연도가 도래하기 전 상장폐지 리스크는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당사는 이익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