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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메카 대학들]①바이오 산업 선도주자로 부상한 상아탑
  • 국내 10대 대학 교원 창업 및 기술지주 투자 기업 조사
  • 마크로젠, 서울대서 출발해 최초 코스닥 시장 진입
  • 서울대 벤처 1호 헬릭스미스 한 때 코스닥 시총 2위
  • 포스텍에서 탄생한 제넥신, 재투자 선순환 구조 조성
  • 셀리드, 박셀바이오, 메디톡스 등 코스닥 시장 안착
  • 고려대 기술지주 길러낸 뉴라클사이...
  • 등록 2021-08-10 오전 6:00:00
  • 수정 2021-08-10 오전 8:33:34
[이데일리 왕해나 이광수 기자] 마크로젠(038290)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대부’로 불린다. 1997년 서울대 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에서 출발, 2000년 학내 벤처로는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회사가 가진 것은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용 생쥐가 전부였다. 이제 마크로젠은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대표적 알짜배기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림대 이뮨메드, 지스트(GIST)의 지놈앤컴퍼니(314130), 경상대 아미코젠(092040), 서울대의 셀리드(299660)에 잇따라 투자하며 ‘학내 벤처 성공 DNA’를 불어넣고 있는 주역이기도 하다.

마크로젠 강남 사옥.(사진=마크로젠)
캠퍼스가 바이오 기업을 길러내는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이 육성한 바이오 벤처는 총 244곳에 달한다. 이데일리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10대 대학이 키운 바이오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를 비롯해 4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포스텍, 카이스트, 유니스트, 지스트)의 교직원 창업 바이오 기업과 기술지주가 투자한 주요 바이오 기업의 총합이다.

2000년대 초반 바이오 창업 붐은 교수들이 이끌었다. 높은 산업 이해도와 혁신적 기술이 필수인 바이오 사업 특성상 실험 인프라와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학이 바이오 벤처 창업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당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도입되면서 대학들은 교수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휴직제도 보장, 겸업 허용, 창업지원실 제공 등을 적극 도입했다.

학내 벤처 대표 주자로는 헬릭스미스(084990), 제넥신(095700), 셀리드(299660), 박셀바이오(323990) 메디톡스(086900) 등이 꼽힌다. 헬릭스미스는 바이오 창업을 선도한 서울대의 1호 학내 벤처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엔젠시스’가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했다. 성영철 1999년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창업한 제넥신은 코스닥 시총 2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대학들의 지원 양상이 달라졌다. 기존에는 창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그쳤다면 최근들어 벤처캐피탈(VC) 역할을 하는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초기 벤처들이 어려움을 겪는 자금조달에 본격 개입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기술지주가 투자한 뉴라클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는 기업이다.

바이오 메카로서의 상아탑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은 1070여개 가운데 20% 이상이 교수나 학생이 창업한 벤처로 파악된다. 대학의 기술지주회사가 투자한 기업들 중 바이오 기업도 35% 이상이다.

다만 학내 벤처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학내 창업에 대한 불편한 인식 개선과 원활한 투자 유치방안 마련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초 연구에서 콘셉트 연구, 상업화 연구를 진행하는 주체는 모두 다른 것이 맞지만, 국내에서는 같은 사람이 하길 바라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면서 “대학과 기업을 잇는 산학협력단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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