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보령(003850)의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보령은 최근 인수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에 대한 내년 목표 매출액을 230억원으로 잡았는데, 내부적으로는 초과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
보령은 지난 25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ALIMTA)’에 대한 국내 판권과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7000만달러(1003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알림타는 지난 2004년 악성 흉막 중피종의 첫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대표적인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이자 최초의 유지요법 치료제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알림타는 2019년 매출 227억원, 2020년 186억원, 2021년 2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도 102억원으로, 올해 200억원은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지난 2015년 특허 만료 후 제네릭 의약품이 줄지어 출시됐지만, 알림타는 여전히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보령도 알림타 제네릭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삼양바이오팜
동아에스티(170900) 종근당(185750) 등이 제네릭을 내놓았다. 다만 이들 매출액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약 130억원에 그친다.
알림타의 처방액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9년 66%, 2020년 60%, 2021년과 올해 상반기 58%를 각각 유지해 부동의 1위다. 2위는 삼양바이오팜 제네릭 제품이 추격하고 있는데 점유율은 20~30%대에 그쳐 알림타와 격차가 큰 편이다.
이 같은 격차는 올해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시작한 키트루다와 알림타 병용 투여 요법이 주목받으면서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FDA는 지난 2018년 6월 알림타와 키트루다 병용투여 조합을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로 승인했고, 식약처도 2020년 3월 같은 내용을 승인했다. 여기다 올해 3월부터 키트루다가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최근 국내 치료 현장에서 활발히 처방되고 있다. 알림타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230억원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키트루다와 병용처방되는 치료법이 알림타가 국내에서 유일한 만큼 향후 처방액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보령의 실적 전망도 밝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보령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7030억원, 영업이익 63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7320억원, 영업이익은 700억원으로 내다봤다.
오승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령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보령의 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추진 중인 LBA는 카나브 패밀리 성공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향후 탑라인 성장과 영업이익률 개선에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림타는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국내 권리를 인수한 세 번째 품목이다. 보령의 LBA 전략은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 마련을 목표로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하여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보령은 릴리로부터 2020년 항암제 젬자,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의 국내 권리를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