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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세계적 대전환기,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못하면 수출강국 붕괴 위험"①
  • 김현철 문재인 정권 초대 대통령 경제보좌관
  • 문정권 경제정책 근간 'J노믹스' 설계자
  • "코로나 최대 수혜자는 글로벌 대전환기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국가가 될것"
  • "지나친 미중 의존도, 신남방, 유럽등으로 다변화해야"
  • "혁신성장정책은 합격, 소득주도성장은 미흡"
  • 등록 2022-02-24 오전 8:00:46
  • 수정 2022-02-24 오전 8:00:46
[이데일리 류성 전문기자] “코로나19 펜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5D 현상’을 낳으면서 세계 질서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5D는 탈국제화(De-globalization), 미중 패권전쟁 가속화(De-coupling), 양극화(Divis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성장지상주의의 종언(De-growth)을 의미한다. 국제경제 관점에서 보면 이 가운데 ‘탈국제화’와 ‘패권경쟁 가속화’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경제보좌관)는 “글로벌 대전환기에 경제안보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선진국으로서 글로벌 전략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며, 글로벌 공급망도 국익 관점에서 새롭게 재편해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사진= 이영훈 기자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경제보좌관)는 18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30여년간 국제화의 흐름속에 한국은 전세계로 공급망을 확대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코로나로 탈국제화가 지속되면 수출국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교수는 특히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미국과 중국간에 일부 공급망의 단절현상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간 지속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장해온 우리나라는 이를 재편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학자들은 지금을 ‘글로벌 대전환의 시대’라고 판단한다”면서 “이런 전환기적 과제들에 얼마나 제대로 대처하느냐가 결국 코로나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될지, 최대 피해자로 전락할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교수는 미국, 중국 등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경제를 무기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미·중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 한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패권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서 베트남,태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남방과 유럽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정권 초대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한 김교수는 그간의 소회를 묻자 “정권출범 초기 2년 가량 재직했기 때문에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다”면서 “문정권이 이뤄낸 그간 성과를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보좌관은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보좌하는 자리이기에 좀 더 있으면서 보좌하고 챙겼어야 하지않았나 하는 미련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교수는 문정권을 대표하는 경제정책 ‘J노믹스’의 근간인 소득주도 성장론과 같은 내수 경제정책과 신남방 정책으로 대변되는 대외 경제정책을 입안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김교수는 임기 끝자락에 와있는 문정권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설계는 잘되었지만 문제는 실행이었다”면서 “설계도 대로 시공이 안된 부문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성장 정책은 대체로 잘 되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은 반대가 많아 실행에 애로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권 전방에는 국정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코로나 펜데믹이후에는 코로나 대응에 국정이 매몰되는 상황이다”면서 “기준금리 인하와 재난 긴급 지원 등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서 부동산이 급등하였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자산격차가 더욱 악화되었으니 국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웃 강국인 중국과 일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는 “권위주의 체제만으로는 경제발전을 지속해 나갈 수 없다”면서 “중국도 이제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인구 감소로 향후에 저성장 단계로 돌입할텐데 그 때가 되면 내부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교수는 일본에 대해서는 이제 한국은 일본의 성공을 배울때가 아니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국제정치적으로 세계 2위 대국일 때는 중견국 외교를 지향하다가 3위로 추락하고 나서는 꺼꾸로 보통 대국화를 부르짖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보통 대국화를 지향한다면 균형잡힌 외교전략을 구사하여야 하지만 여전히 미국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국은 개도국일때는 일본을 따라서 배울려고 했다면, 이제는 선진국으로서 일본의 잘못된 정책이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위치로 올라섰다는게 그의 조언이다.

-문정권의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저성장에는 공급쪽도 문제지만 수요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재직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각각 공급과 수요 사이드 정책으로 제시했다. 혁신성장은 대체로 잘 진행되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은 교과서에도 없다느니 하며 반대가 많았다. 이것은 교과서에 자기 이론을 실어보지 못하고 또한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제 현상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분들의 잘못된 반대였다.

-문정권의 대외경제정책은 어떻게 보는가

△북한을 대결의 대상이 아니라 평화를 기반으로 평화경제를 함꼐 만들어갈 파트너로 자리매김했고, 미중 패권경쟁도 감안해 신남방과 신북방 정책을 제시했으니 설계도로서는 최고였다. 특히 대외경제정책은 하노이 회담만 잘 되었어도 평화경제는 반석위에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협조 부족 등으로 남북관계는 다시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신남방 정책은 큰 성과를 냈다고 본다. 다음에 어느 정권이 탄생하더라도 신남방 정책은 계속될 것이다.

-문정권 초대 경제보좌관으로 재직시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민성장론’, ‘J노믹스’등을 입안해 문정부의 초기 경제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인데…

△J노믹스의 근간인 소득주도 성장론과 신남방 정책 같은 대외 경제정책을 제가 입안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취재를 잘 하지 않으니 누가 J노믹스의 설계자인지 잘 모르고 있다. 부동산 급등이 현정권의 최대 실정으로 이야기되는데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다. 금리인하와 대규모 재난 지원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점은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다.

-초강대국들이 경제를 무기화해 상대국 안보를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떤 배경이 있는가

△경제안보 현상은 미중 패권경쟁으로 생겨난 현상 중의 하나다.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경제 중의 하나인 무역을 가지고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이에 지지않고 강대강으로 대항하다 보니 요소수 사태 때처럼 호주에 대해서도 무역 보복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을 폄하, 차별하는 중국의 태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중국은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대만 문제나 신장 위구르 문제 등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사드배치에 민감한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지라도 중국의 수도 베이징 바로 밑에 미국의 전략무기가 배치되게 되면 강하게 반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자국민의 결속을 강화하고 특히 민족주의를 강하게 고양하고 있다. 동북공정이나 애국 교육 강화, 해외 인터넷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대전환 속에서 중국이 왜 저렇게 나오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쓸데없이 중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중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선진국으로서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와 러시아간 대립이 격화일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중 패권경쟁에 러시아가 끼어 들면서 발생했다. 러시아로서는 여러 모로 이익이 크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흔들어 정치적 양보를 이끌어 내면서 서구의 동진정책을 막을 수 있다. 국내적으로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지지율을 올리고 동시에 천연가스와 유가를 끌어 올려 러시아의 국부를 키울 수 있는 잇점이 있다. 문제는 이로 말미암아 국제 유가가 올라가서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대만과 북한 쪽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공화당 정권과 민주당 정권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경제안보의 면에 있어서 두 행정부 모두 동일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안보 개념을 만들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였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기술전쟁 등으로 경제안보의 전선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경제안보 면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수십년간 강력한 혈맹 관계였던 미국과의 관계도 느슨해지는 형국이다. 이 난국을 풀어나갈 해법은

△우리나라도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다. 우리의 반도체 공급이 없으면 미국의 경제안보도 심각하게 타격을 입는다. 그러니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을 만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만 올인할 수는 없다.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동맹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더욱 발전시켜야 하지만 선진국으로서 다른 국가들과도 잘 지내야한다. 한미 관계에 있어서도 선진국으로서의 자각과 이에 맞는 당당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전환기에 선 한국 국민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우리나라는 개도국이 아니다. 어엿한 선진국이다. 선진국에 걸맞게 세계전략을 가진 지도자, 경제안보와 외교안보를 제대로 알고 실행할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특히 지금은 글로벌 질서가 크게 바뀌고 있는 대전환기이다. 이 전환기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김현철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 학사,석사 △일본 게이오대 박사 △일본 나고야 상과대학 조교수, 츠쿠바 대학 부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겸 서울대 일본연구소 소장(현)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경제보좌관 및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 역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만났습니다’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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