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루닛(328130)이 연속적인 글로벌 공공의료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의료용 AI 기업으로서 성장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서 암검진 프로그램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공공조달(B2G)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 8월 루닛은 이탈리아 11개 지방보건국(ASL)에 흉부 엑스레이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공급했다. 해당 지역은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등 핵심 도시를 포함해 인구의 약 14%를 담당한다. 이탈리아 내 추가 계약도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에는 스페인 발렌시아주 정부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루닛 인사이트 MMG’와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가 도입되며, 연간 검진 규모가 기존 25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확대된다.
또한 프랑스 공공병원 구매조합 유니하(UniHA)의 입찰에서도 공급업체로 선정돼 ‘루닛 인사이트 MMG·DBT’와 자회사 볼파라의 품질관리 솔루션이 제품 목록에 등재됐다.
유니하는 1500여 개 공립병원을 포괄하는 거대 협력조합으로, 향후 공동구매를 통해 대규모 확산이 기대된다.
루닛은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서도 발을 넓혔다. 최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발주한 ‘페루 의료취약계층 암 조기진단 및 역량강화 사업’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게 됐다.
이는 AI 기반 암검진이 적용된 첫 ODA 사업으로, 내년 파일럿 200만달러(28억원)와 본사업 500만달러~1000만달러(70억원~141억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루닛이 유럽과 중남미 등 주요 국가의 암검진 프로그램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어, 글로벌 의료용 AI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 주도 B2G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장기 성장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루닛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루닛 스코프’의 성장성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암세포 주변 면역세포 패턴을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로, 임상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과 허가 의약품에 루닛 스코프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AI 기반 정밀의료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