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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상무)는 13일 본사 사무실에서 자사 제품을 보여주며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롯데헬스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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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는 사업 모델 자체가 다릅니다. 벤치마킹 대상도 아니고 사업 모델이 너무 다른데 어떻게 아이디어 도용이 될 수 있겠습니까?”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상무)은 13일 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 같이 반문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달 알고케어가 자사 제품의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등에 신고당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제공하는 디스펜서는 보편적인 아이디어에 속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도용이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 상무는 “디스펜서를 사용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는 것은 알고케어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면서 해외 유사 사례를 소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의 개인맞춤형 건기식 디스펜서 ‘필키’는 어떤 알약도 사용 가능하게 리필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뉴트리코’나 미국의 ‘리비’, ‘히어로’ 등과 유사하다. 그는 “단지 국산화를 먼저 했다고 해서 해당 산업을 모두 차지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알고케어에서 생각하는 권리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업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디어 도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쳤다. 롯데헬스케어는 1차적으로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 사업을 지향한다. 헬스케어와 관련된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키 역시 범용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우 상무는 직접 필키의 카트리지를 꺼내 사업 모델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다. 필키는 개별 포장된 필팟(Fillpot)에 다양한 제형의 알약을 넣을 수 있게 해 범용성을 높였다. 필팟에는 롯데 제품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업체의 알약을 넣을 수 있다. 자사 제품만 사용할 수 있는 밀폐형 카트리지로 구성된 알고케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 상무는 “알약 디스펜서를 정수기라고 치면 우리는 롯데헬스케어는 보통의 정수기를 만드는 거고, 알고케어는 ‘얼음 정수기’를 만드는 셈”이라면서 알고케어의 4㎜비드렛(Beadlet) 형태를 얼음에 비유했다. 그는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4㎜ 비드렛 밀봉형 카트리지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이것과 관련해서는 사업 방향과 철학이 달라 처음부터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롯데헬스케어의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 ;필키‘는 다양한 크기의 알약을 넣을 수 있는 범용성이 특징이다. (사진=롯데헬스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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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케어의 주장과 달리 디스펜서에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술도 ‘주지관용의 기술’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특허법인으로부터 “정제 디스펜서에 적용된 교체 가능한 카트리지 관련 기술은 미국 등록 특허 제 9953140 B2호에 의해 2014년 9월 18일자로 전 세계적으로 공지된 기술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2021년 9~10월 세 차례의 미팅을 통해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 시제품을 본 후 △높은 생산단가 △생산 불안정성 △AS망 부재 등으로 인해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에 디스펜서를 롯데그룹 계열사 캐논 코리아를 통해 생산하고, 알고케어가 판매 마진을 챙길 수 있도록 로열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알고케어 브랜드를 사용해도 되고, 코브랜딩(Co-Branding)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우 상무는 “세 번째 미팅에서 롯데가 제안한 내용 중에는 알고케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원한다면 코브랜딩 해도 된다는 게 있었다”며 “코브랜딩은 스타트업이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 힘들테니 대기업인 롯데를 활용하라는 의미로 제안한 것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제품 다 잘 만들고 나서 제일 힘들어질 때가 마케팅할 때”라며 “서비스를 만드는 비용 만큼 마케팅 비용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 큰 돈을 쓸 수 있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우 상무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다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렇게 때문에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서 중요한 건 스타트업들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8월 그랜드 오픈하는 시점에 협업하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TV 광고 등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며 “오픈 플랫폼으로서 스타트업들을 홍보해주고 그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제품을 많이 팔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화해의 여지도 어느 정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알고케어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 시장에서의 동지라고 본다”며 “비슷한 유형의 사업이 많을 수록 이 경쟁이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발전이 생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상무는 “유사성으로 인한 오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흠집이 나서 아쉽다”며 “대체 이게 누굴 위한 논쟁이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4월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케즐’의 오픈베타 서비스 출시 후 8월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우 상무는 “(필키 등을 포함한 헬스케어 플랫폼의) 출시 일정을 미룰 계획은 없다”며 “시장에서의 오해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하되 사업 계획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헬스케어의 헬스케어 플랫폼 ‘케즐’에서 필키는 홈케어 전략 차원에서 중요하다. 안마기, 피부관리기 등 홈케어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는 게 우 상무의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케어 시장은 2019년 7조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3년 만에 40%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1974년생인 우 상무는 보스턴대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 취득했다. 이후 LG전자,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을 두루 거치고 2021년 8월
롯데지주(004990) 헬스케어팀 상무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헬스케어 사업을 이끌어왔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가 지난해 3월 7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