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차바이오텍 계열사 CMG제약(058820)(씨엠지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조현병 치료제 ‘메조피’(Mezofy)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6일 밝혔다. 메조피는 CMG제약이 개발한 구강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성분명 아리피프라졸)다.
메조피는 국내 제약사가 FDA로부터 개량신약 허가를 받은 네 번째 사례다. ‘제형변경’으로 품목허가를 취득한 것은 메조피가 처음이다. 이전의 개량신약은 주성분의 염(salt, 용해도 개선이나 안정성 향상 등을 위한 성분)을 변경하거나 기존 의약품의 주성분을 조합한 복합제다. 메조피는 제형 기술의 차별성과 환자 중심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구강필름으로 제형을 바꿨다.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 환자는 복약을 거부하거나 자의적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메조피는 필름 제형으로 물 없이 복용할 수 있고 입에서 쉽게 녹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메조피의 이번 승인은 개량신약으로 허가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량신약은 제네릭(복제약) 대비 약가가 높고, 성분명이 아닌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을 할 수 있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를 구축할 수 있다. 반면 제형의 차별성과 FDA 규제요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허가 받는 것은 어렵다.
이주형 CMG제약 대표는 “진입장벽이 높아 이제까지는 대형 제약사만이 FDA로부터 개량신약 허가를 받았다”며 “CMG제약은 다양한 의약품 허가 경험을 축적한 실무역량과 글로벌 기업과의 긴밀한 연대로 중견 제약사 최초로 FDA 개량신약 품목허가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CMG제약의 이번 품목허가 획득은 지난 2019년 12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래 5년여 만의 성과다.
CMG제약은 성공적인 제품 론칭을 위해 차별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제품명을 데핍조(Depipzo)에서 메조피(Mezofy)로 바꿨다. 세계 1위 의약품 브랜딩 전문기업인 브랜드 인스티튜트와 협업해, 미국 내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브랜드 네이밍 테스트를 거쳐, 처방 오류 가능성이 낮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변경했다.
CMG제약은 메조피의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 차별화를 경쟁 우위로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시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메조피는 CMG의 독자적 제형 기술인 STAR (Smooth, Thin, Advanced Stability, Refreshing Taste) FILM™ 기술을 적용해 필름 제형 및 품질 측면에서 경쟁 제품 대비 우위를 갖고 있다. 미국 및 유럽 GMP 인증을 모두 획득한 독일 랩텍(Labtec) GmbH 제조소에서 생산돼 신뢰성이 높다는 것도 메조피의 강점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 분석기관인 데이터 모니터(Data Monitor)에 따르면, 미국 조현병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12조원에 이른다. 양극성장애, 주요 우울장애, 자폐 장애, 뚜렛 장애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면 약 22조원 이상으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CMG제약은 미국 시장 진출 5년 내에 연간 1000억원 이상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까지 미국 현지 유통 파트너 선정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 아래 약가 협상으로 제품 가치를 입증하고, 경쟁력 있는 약가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유통 파트너 협상 및 약가 승인 소요 기간을 감안할 때, 메조피의 미국 시장 출시 시점은 오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주형 CMG제약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메조피의 우수성을 입증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