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미약품(128940)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에 김재교 메리츠증권 부사장(IND 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재교 메리츠증권 부사장.(제공= 메리츠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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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다음달 이사회를 열고 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접촉한 적이 있고 ‘4인 연합’을 만난 건 사실”이라며 “이사회도 열려야 하고 주총도 해야 해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4인 연합은 고(故) 한미약품 창업자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말한다.
김 부사장이 이끄는 메리츠증권 IND(Investment & Development) 본부는 제약·바이오 투자 전문 부서다. 이 부서를 이끄는 김 부사장은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IR부터 경영기획, 글로벌전략,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전반적인 투자 업무를 총괄한 경력을 보유한 30년 ‘유한맨’이다.
특히 김 부사장은 기술수출 분야에서 성과를 보였다. 2018년 글로벌 빅파마 얀센에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는 빅딜을 이끌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는 8800억원 규모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신약 물질 기술수출 성과도 냈다. 다수 빅딜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유한양행 최연소 임원이 됐다.
그 동안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 1년간 경영권 분쟁을 한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갈등을 마무리했다. 회사는 대표 선임을 시작으로 ‘머크식’ 가족 경영 방식을 이식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파마 머크(MSD)는 가족 위원회와 파트너 위원회 등 2개의 위원회를 두고 이사회에서 선출한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된다.
송 회장은 지난해 7월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재편,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경영을 시급히 안정화할 방침”이라며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이 선임된다면, 현 대표인 송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