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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재팬 2025’ 개막…삼성·롯데 CDMO 수주전 ‘총력’ K바이오 파트너링 ‘활발’
  • 등록 2025-10-08 오후 5:44:26
  • 수정 2025-10-08 오후 7:10:30
[요코하마(일본)=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재팬 2025’가 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막을 올렸다.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격전지로 부상한 일본 시장을 무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수주전에 나선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들도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롯데바이오, 세계 3위 제약 시장 日서 수주전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바이오재팬에는 전 세계 1600여 개 기업과 1만80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해 글로벌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의 제약 시장 규모는 870억달러(121조원)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고령화와 바이오·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여전히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 연속 바이오재팬에 참여했지만 올해 첫 단독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부스를 통해 18만ℓ 규모 5공장 가동을 통해 확보한 총 78.4만ℓ의 생산능력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선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트너링 부스 (사진=김새미 기자)
존슨앤드존슨(J&J), 베링거인겔하임, 노보 노디스크 등 빅파마들의 파트너링 부스가 즐비한 가운데 국내 기업이 차린 파트너링 부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트너링 부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트너링 부스 바로 옆에 위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트너링 부스를 통해서는 사전 예약한 파트너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전시 부스를 통해서는 새로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한 단독 전시 부스를 마련하며 미국 시러큐스와 인천 송도를 잇는 듀얼 사이트(Dual Site)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능력 4만ℓ에 송도 공장이 완공되면 12만ℓ의 생산능력이 추가되며 총 16만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송도 공장은 내년에 준공된 뒤 2027년 상업화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돌아온 중국…K바이오 스타트업도 파트너링 모색 ‘활기’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 후지필름과 중국 우시앱텍의 부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근방에 위치했다. 특히 우시앱텍의 전시 부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바로 옆에 위치했으며, 지난해에 비해 부스 규모가 커졌다. 이에 지난해 미국의 생물보안법 이슈로 위축됐던 중국 바이오기업들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도 나왔다. 그럼에도 바이오재팬에 부스를 차린 중국 업체는 17개사로, 한국(26개사)에 비해서는 적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일본에서 배지를 유통할 총판을 발굴하는 한편 일본의 신약개발사를 파트너사로 확보하기 위해 부스를 차렸다. 종근당(185750)그룹 계열사 경보제약(214390)도 부스를 통해 ADC CDMO 사업을 적극 홍보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국내 위주로 진행했던 파트너링을 아시아로 확대하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주력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에서도 CDMO 업체는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바이오스타트업 부스 (사진=김새미 기자)
K-스타트업 공동 부스에 둥지를 튼 바이오기업들도 활발하게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지투지바이오(456160)는 중추신경계(CNS)와 T2D, 비만에 중점을 두고 자사의 플랫폼 기술을 포함한 자산(asset)에 관심이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모색하기 위해 해당 부스에 자리를 마련했다. 세포바이오, iPS바이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스바이오글로벌, 입셀, 큐피크바이오, 프로앱텍 등 다양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자리를 메웠다.

K바이오, 바이오재팬 부스 참여 줄어든 이유는?

그럼에도 올해 바이오재팬에서 부스를 차린 국내 바이오텍이 26개사로 지난해 53개사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중 한 곳은 연세대학교이므로 기업이 차린 곳 기준으로 하면 25개사만 바이오재팬에서 부스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부스 설치를 택한 국내 바이오텍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비용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바이오재팬에서 부스를 차리는 비용은 다른 지역의 행사 대비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바이오재팬에서 부스를 차리지 않은 기업들은 대체로 파트너링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CDMO 기업일 경우 전시 부스를 통해 고객사와 접점을 늘리는 게 중요하지만 신약개발사들의 경우 부스 없이 파트너링에만 참여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CDMO 업체인 이엔셀도 신약 라이선싱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서는 굳이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바이오텍들이 CDMO 사업에서 철수한 사례가 늘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지놈앤컴퍼니(314130)가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HK이노엔(195940)도 지난 7월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사업을 접었다. 헬릭스미스(084990) 역시 2021년 야심차게 CGT CDMO 사업에 진출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재팬의 정체성이 모호해 부스를 차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모달리티가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 하면 내년에도 계속 부스를 차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바이오재팬은 기업 위주가 아니라 학계, 산업계 등이 다 섞여서 짬뽕이다 보니 정체가 뭐지 라는 생각이 들 수가 있다”고 짚었다.

의료계 산학 연계 네트워크인 메듀넷(medU-net)의 부스 (사진=김새미 기자)
일례로 바이오재팬에서는 의료계 산학 연계 네트워크인 메듀넷(medU-net)이 5개 부스를 통합해 공동 전시 형태로 참여했다. 여기에는 도쿄 의과치과대학, 간사이 의과대학, 구마모토 대학 등 아카데미아 법인 회원 18개 기관이 참석했으며, 각 대학이 가진 연구나 기술 내용을 전시했다. medU-net 관계자는 “대학 연구의 사회 실장을 촉진하고,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파트너를 확장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언급했다.

이날(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바이오재팬 일정이 한국의 추석 연휴와 겹친 점도 국내 바이오텍 참여율이 저조해진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추석 연휴가 많이 겹치다보니 그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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